미 FRB 베이지북 "경제상황 계속부진"

중앙일보

입력

미국 경제가 지표상 회복 조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정부와 연방은행 당국자의 하반기 회복 발언과는 다른 양상이다.

13일 (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가 발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중 미국 경제는 둔화 또는 정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문이 계속 둔화상태에 있는 것은 물론, 부동산 및 건설 부문도 현저히 둔화되고 있는 상태. 이와 함께 여행산업 역시 뒷걸음질 치고 있으며 사무실의 공실률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한 지역별 경제동향을 FRB가 집계한 보고서로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 (FOMC)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발표 횟수는 1년에 8차례.

이 보고서는 또 신기술 부문 종사자들의 고용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결과 프로그래머 등 고임금 직종의 인금 인상 압력도 현격히 둔화됐다. 그러나 에너지가격과 의료비가 상승하긴 했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은 아직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조사결과가 지난 3월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기둔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소매판매는 아직 살아있고, 재고조정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한편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5월중 소매판매 실적도 0.1% 증가에 그쳐 최근 8개월간 두 번째로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당초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0.2% 증가를 예상했었다.

허의도 기자 huhed@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