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나스닥보다 다우지수 영향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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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선물.현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엔 외국인들이 가치주에 관심을 보이면서 나스닥보다는 다우존스 지수를 따라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 발빠른 움직임=외국인들은 지난 8일부터 4일 연속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특히 국민은행은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고(64.74%)를 기록하며 주가도 연일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의 DR발행이 성공할 경우 은행주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떠오를 것으로 본 외국인들이 선취매에 나선 것이다.

최근 외국인들은 기술주보다는 가치주를 집중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한 주동안 현대차 주식 46만주를 사들이며 지분율을 55.97%까지 끌어 올렸고 서울증권.평화산업.대우조선도 꾸준히 사들이면서 국내증시에 전통 가치주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년만에 최고치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한꺼번에 매물을 쏟아내놓으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증시에는 홍콩 물고기로 불리는 외국인에 이어 빅브라더스라는 별칭을 쓰는 새로운 매수주체가 등장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삼성증권 윤용선 선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이 2분기 들어 자동차.조선.보험 등 가치주를 선취매하고 있다" 며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가치주의 주가가 한 단계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 다우존스 따라가기=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난 12일까지 다우 지수와 거래소간의 상관관계는 0.29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올들어 두 시장의 상관관계는 0.76으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반면 나스닥 지수가 거래소에 미친 영향은 지난해 0.81 수준에서 올들어 0.66으로 크게 줄어 들었다.

상관관계는 1에 가까울 수록 두 시장의 방향성이 같아지는 것을 뜻한다.

다우 지수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외국인들이 서울 증시에서 가치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SK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올 들어 국내 증시흐름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보다는 전통주의 비중이 높은 다우지수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면서 다우.나스닥→거래소→코스닥 순으로 연결고리가 강화되고 있다" 고 분석했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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