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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여름철 오존 오염도 서쪽 < 동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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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름철 수도권 지역의 오존 오염도가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동고서저(東高西低)' 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오염원이 많은 서울 중심부의 오존 오염도가 높을 것이란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이는 여름철에 부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서쪽 지역에서 발생하는 오존 생성물질이 동쪽으로 휩쓸려 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사실은 18일 강원대 이종범 교수팀이 내놓은 '광화학 대기오염 생성 과정 규명과 저감 대책 수립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 교수팀은 국립환경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1998~2002년 수도권 지역 대기오염 측정소 중 1곳 이상에서 오존농도가 100ppb(ppb=1000분의 1ppm)를 초과한 188일을 뽑아 '오존 오염일'로 분류했다. 이어 오염일별 하루 최고 오존농도를 평균한 '수도권 지역 오존농도 수평 분포 지도'를 구했다. 오존농도가 높은 지역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든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구해진 오존오염일의 평균 오염도는 서울 중심가와 서쪽은 65~70ppb인 데 비해 동쪽인 남양주.구리.하남.과천 등과 북쪽인 서울시 도봉.은평구, 경기도 의정부시 등은 80ppb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런 현상은 여름에 자주 부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오존을 만드는 오염물질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에 실려 날아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북쪽지역의 오염도가 높은 것은 한강을 따라 바람에 실려온 오염물질이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 등에 막히면서 정체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령된 오존주의보(발령 기준 120ppb 이상)가 총 190회에 이를 정도로 수도권 지역의 오존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에서는 2004년 한 해 동안에만 100회의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오존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여름철의 대표적 대기오염 물질인 오존은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구에서 곧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등에서 나온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과 질소산화물(NOx)이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강한 태양 자외선을 쏘일 때 만들어진다. 오존 오염은 각종 질환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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