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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로 진로 찾고, 공부법 정보 얻고 … 신문은 희망 길잡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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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책을 많이 읽으세요. 여러분의 진로를 찾아주는 길잡이가 돼 줄 겁니다.” 외화번역작가 이미도씨와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정철희 교수가 13일 강원도 평창군 계촌중에서 열린 ‘NIE 다독다독(多讀多讀) 콘서트’에서 꿈과 공부습관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신문 읽기의 중요성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이날 전교생이 21명에 불과한 계촌중 강당엔 이웃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찾아와 자리를 가득 메웠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외화번역작가 이미도씨가 전교생이 21명인 강원도 계촌중을 찾아 ‘신문은 창조적 아이디어의 선생님’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왼쪽). 이날 강연회에는 인근 학교 5곳의 학생과 학부모까지 모여 경청했다. [장진영 기자]

어린 시절 경험담 들려주며 학생들 격려

“TV와 컴퓨터를 끄고 신문과 책을 보세요. 글을 읽는 동안 여러분 머릿속에서 움직이는 그 영상을 보세요.”

이씨가 강연 내내 강조한 것은 ‘신문으로 창조적인 디자이너가 되라’는 내용이었다. ‘슈렉’ ‘반지의 제왕’ ‘쿵푸 팬더’ 같은 할리우드의 대작 영화를 우리말로 번역해 대중에게 소개하는 외화번역작가로 유명한 이씨는 “언어적 상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상을 보지 않고 대본만 읽으며 영화 속 상황에 맞는 대사를 골라낸다”고 말했다. “대본을 읽다 보면 내 안에서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죠. 하지만 영상을 먼저 보면 머릿속에서 상상력이 멈추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산간벽지에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도시 아이들보다 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라”는 조언도 들려줬다. “놀거리·볼거리가 많은 도시에서는 읽고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신문과 책을 가까이하면서 자신과의 대화시간을 늘리다 보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과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털어놨다. “나의 어린 시절은 상당히 불우했다”고 운을 뗀 뒤 “여러분만 한 나이에 일찍 집을 나와 혼자 생활을 해야 했는데, 나쁜 길로 빠져들 수 있는 유혹의 순간이 많았다”고 했다. “그때마다 내가 집어든 건 신문과 책이었고 놀랍게도 그 속에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과 바르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적혀 있었다”며 “여러분에게도 책과 신문이 길잡이가 돼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명인들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 읽으라는 조언도 했다. “신문에는 정치·경제·문화·예술·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총출동해 있다”며 “이들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나의 미래를 그리다 보면,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이 끝나자 학생과 학부모·교사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일본 영화를 좋아하고 번역에 관심이 많다”며 “선생님만의 번역 노하우를 알려 달라”고 물었다. 이씨는 “번역은 ‘제2의 창작’이 아니라, 창작 그 자체”라며 “고전을 통해 탄탄하게 다져진 언어 감각과 지식, 신문을 통해 우리 시대의 코드를 꿰뚫는다면 훌륭한 번역은 물론 어떤 글쓰기든 섭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만의 꿈을 찾고 실천하라” 응원 메시지

자기주도학습법 권위자로 불리는 정 교수는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한 명도 없는 계촌중 학생들을 위해 “스스로 공부하며 기본에 충실한 것보다 더 좋은 공부 비법은 없다”고 격려했다. 이어 “세계적인 유명한 대학에 입학한 우등생들의 한결같은 공부법은 ‘그 시간에 배운 것을 그 시간에 정리한다’는 것”이라며 “이 습관 하나만 기르면 비싼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삶에 주인 의식을 가져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주인 의식을 가진 삶의 대표적인 예로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들었다. 손 회장이 청소년 시절 미국 유학을 갔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손 회장이 2주 만에 미국 고교생이 배워야 할 모든 내용을 독파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주인 의식이란 자기 삶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와 계획, 실행력을 뜻한다”고 말했다.

정철희 교수

신문을 읽으면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을 수 있다는 말도 했다. “하버드대 학생들의 학습법, 손정의 회장의 공부법과 관련된 내용은 모두 신문에 실렸던 내용”이라며 “신문만 꼼꼼하게 읽어도 입시와 학습 방법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발 빠르게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 중간에 학생들을 일으켜 세워 미래의 목표에 대해 묻기도 했다. 우주 과학자, 국회의원, 의사 등 다양한 꿈이 언급될 때마다 청중에게 “박수를 쳐달라”며 아이들을 응원해 줬다. 그는 “꿈이 있다면 이미 자기주도 학습이 시작됐다”며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긴다면 5년 뒤, 10년 뒤에는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정 교수에게는 “의지가 약해서 계획을 세워도 작심삼일이 된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이 많았다. 그는 “그 꿈과 계획의 주인이 자신인지, 부모님인지 다시 점검해 보라”고 답했다. “꿈의 주인이 자신이라면 게으름의 유혹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자기 자신과 좀더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 보라”고 답했다.

 강연회가 끝나자 학생들의 이씨와 정 교수를 향해 학생들의 사진과 사인 요청이 이어졌다. 김동찬(계촌중 3)군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평소에 책이나 신문 읽기를 많이 강조하셨는데, 이유를 잘 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며 “오늘 강연을 계기로 책과 신문을 가까이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정문기(계촌중 3)군은 “TV나 책을 통해서나 만날 수 있었던 유명인과 대화도 나누고 악수도 할 수 있었던 오늘 이 시간이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NIE 다독다독 콘서트’에 신청 사연을 보냈던 계촌중 김영숙 교사는 “평소 얌전하고 의기소침하던 학생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호응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런 좋은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NIE 다독다독 콘서트=중앙일보 열려라 공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이 함께 진행하는 찾아가는 명사 강연회다. 산간·도서 지역에 위치해 있는 중·고교에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명사와 공부법 전문가들이 직접 찾아가 그들의 경험담과 노하우를 전수한다. 강연이 끝나면 명사들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는 대화의 시간도 주어진다. 명사들의 재능 기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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