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멘트 없으면 안 받아!"…집착한 이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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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9개월 동안 모두 18건의 체제 선전용 대형공사를 벌이거나 완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시멘트와 건설자재·장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으며, 북한이 지난주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을 거부한 것도 시멘트가 빠진 데 대한 불만 때문으로 분석됐다.

 17일 정부 내부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올 들어 평양 만수대지구 고층 아파트와 국가선물관·무장장비관 등 체제 선전성 건설공사 8건을 완공했다. 또 능라인민유원지 2단계 공사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리모델링 등 10건을 진행 중이다.

북한은 평양 만수대창작사에 2월 김일성·김정일의 기마동상을 세운 데 이어 4월 만수대 언덕, 8월 인민무력부에 동상을 잇따라 건립했다. 지방에도 30~40개의 금박 동상과 영생탑, 모자이크 벽화 등을 건설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일성 일가 우상화와 체제 선전성 건설물을 짓기 위해 연간 60만t 이상의 시멘트가 추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중국산 시멘트 수입이 2010년 이후 급증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9년 이전까지는 특수 용도에 쓰일 고품질 시멘트 수천t을 수입하는 데 그쳤으나 2010년에는 10여만t, 지난해에는 30만t 이상을 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순천·상원 등 58개 시멘트 공장에서 연간 600여만t을 생산(한국은 지난해 4830만t 생산)하고 있다. 공장 가동률도 50%에 이르러 북한 산업평균(30%)보다 높다. 시멘트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대북 수해지원 품목에 이를 포함시키기 위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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