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투자위축 하반기에도 지속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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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하반기 들어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력 수출업종인 반도체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전망인데다 설비확장형 투자감소에 재원조달 위축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성장잠재력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00대 기업 설비투자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업체들의 하반기 설비투자 규모는 13조8천706억원으로 상반기보다 0.6% 감소할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들이 기본적 투자는 유지하면서도 수출감소와 내수부진에 따른 불확실한 경기전망으로 여전히 적극적인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공정거래법 적용과 세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5.31 기업규제완화 조치 이전 실시된 것이어서 실제 하반기 설비투자는 조사결과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산자부는 밝혔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상반기 대비 21.1%)과 일반기계(23.1%), 전자부품(16.4%)등은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주력 수출업종인 반도체(-27.4%)와 조선(-31.%) 등은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유형으로는 설비확장형 투자가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50.7%)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상반기(56.2%)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신제품 연구개발(13.7%) ▲설비유지.보수투자(15.3%)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재원 조달은 주식과 회사채를 통한 직접금융과 은행차입이 상반기보다 각각61.6%와 52.3% 감소하는 반면 내부자금 사용이 52.1% 증가, 기업 자금시장의 위축을여실히 반영했다.

한편 상.하반기를 통틀어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작년(26조4천684억원)보다 5.2%증가한 27조8천318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조선(50%), 철강금속(55.2%), 자동차(11.6%),일반기계(15.9%)는 호조를 보이는 반면 컴퓨터.무선통신기기(-24.2%)와 반도체(04.8%)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투자실적은 13조9천612억원으로 조사대상 기업들이 작년 연말 계획한 16조6천131억원보다 16% 감소했다.

김종갑 산업정책국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산업전체의 설비투자가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 주요 대기업들의 투자가 그나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며 "하반기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따라 설비투자가 되살아날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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