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되살아난 LG, 감격의 꼴찌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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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대행이 이끄는 프로야구 LG 트윈스가마침내 탈꼴찌에 성공했다.

LG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9-6로 승리, 21승3무32패를 기록하며 4월5일 개막이후 단 한번도 벗어나지 못했던 최하위 자리를 롯데(21승1무33패)에게 넘겨줬다.

개막 초반 1승9패의 참담한 부진에 빠졌던 LG는 시즌 개막 두 달이 지나도록 최하위를 맴돌다 힘겹게 꼴찌 탈출에 성공한 것. 끝없이 추락하던 LG가 되살아난 것은 지난 달 16일 사령탑에 오른 김성근 감독대행의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자율야구를 지향했던 LG 선수단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데이터 야구'를 접목시키며 단시간에 팀을 장악한 김성근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뒤 12승2무7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혔던 김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이름보다는 현재 실력과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냉정하게 선수단을 운영했다.

이 와중에서 팀의 기둥대접을 받던 외국인선수 해리거와 로마이어가 2군행의 수모를 겪어야 했고 장거리포 양준혁이 1번으로 기용되고 유지현이 3루에 투입되는 곤욕을 치르면서 LG선수들은 스타의식을 버리고 팀 플레이에 차츰 적응했다.

김 감독대행의 과감한 체질개선속에 오랜 세월 2군에서 허덕였던 신윤호와 최동수가 각각 붙박이 마무리투수와 오른손해결사로 급성장했고 이날 결정적인 싹쓸이 3루타를 친 양준혁과 이병규, 김재현 등 기존 스타들도 이름값을 해내기 시작했다.

LG는 김 대행 부임이후 거둔 12승 중 8승을 역전승으로 따냈고 4차례 1점차 승리를 기록한데서 보듯 초반과 달리 팀이 갈수록 근성과 뒷심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시즌 초반 주자를 누상에 두고도 연방 플라이볼로 아웃카운트를 늘이던 모습을요즘 좀처럼 볼 수 없을 만큼 최근 LG는 응집력있는 타선으로 방어율 6점대의 취약한 마운드의 문제를 극복해내고 있다.

앞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LG는 앞으로 마운드에서 전력강화를 꾀할 수 있다면 향후 중위권 순위다툼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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