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브라질-호주 3.4위전 관전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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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은 물건너갔지만 3위는 양보할 수 없다."

현란한 개인기의 브라질과 전형적 유럽축구를 구사하는 '사커루(Socceroo)' 호주가 결승진출 실패의 충격을 떨치고 9일 오후7시 울산 월드컵경기장에서 3위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브라질은 프랑스와의 `세계 지존' 대결에서 패한 상처가 깊고 함께 돌풍을 일으켰던 일본와의 맞대결에서 무너진 호주도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결코 맥빠진 경기를할 수는 없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8일 오전 울산으로 이동, 오후6시부터 운동화끈을 조여매고 훈련한 브라질의 레앙 감독은 "호주와의 경기를 또다른 결승전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물론 여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큰 소리쳤다가 궁지에 몰린 레앙 감독이 3.4위전을 승리로 이끌어 자국내 비난 여론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겠지만 호주전 마저 패할 수는 없다는 위기의식도 짙게배어있다.

특히 예선을 포함해 4경기에서 4골의 빈공에 시달리고 있는 브라질은 이번에야 말로 공격적인 면을 보여줄 기회라며 워싱턴, 하몬, 바티스타, 아우베스 등 주전들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문전까지 다가가서도 쉽게 골문을 열지 못했던 브라질은 득점 루트를 다양화하는 새로운 변신도 시도해볼 작정. 반면 기량면에서 한 수 아래가 분명한 호주는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브라질에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프랑스를 1-0으로 꺾었던 상승세가 꺾인 것은 분명하지만 유럽무대에서 갈고 닦은 현재의 기량만으로도 어느 팀과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호주는 준결승때 결장했던 스트라이커 클레이튼 제인이 복귀한데 고무돼 있다.

측면 돌파에 이은 세트플레이가 위력적인 호주는 개인기가 뛰어난 브라질의 수비망을 고공 플레이로 넘어선다는 전략. 더구나 호주는 이미 4강 진출로 목표를 넘었다고 보고 앞으로 계속될 2002년월드컵 지역예선을 감안, 신진들의 기량을 테스트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의외의 결과를 끌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브라질이 프랑스전 패배의 아픔을 씻고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할 지, 약체로 꼽았던 호주가 프랑스에 이어 브라질마저 꺾는 이변으로 대회를 마감할 지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남아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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