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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30) - 빅리거의 국적별 분포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0개 구단의 개막전 엔트리 중 외국인 선수의 비율은 무려 25.3%에 달했다. 외국인 선수의 비율이 25%를 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대부분은 중남미계 선수들. 빅리그 구단과 중남미 국가들은 구단이 교육 리그 · 야구 학교 등을 만들어주고 선수들을 받는 공생관계를 갖고 있다.

◆ 도미니카 공화국

페드로 마르티네스 · 매니 라미레스(이상 보스턴 레드삭스) ·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 · 블라디미르 게레로 · 페르난도 타티스(이상 몬트리올 엑스포스) · 페드로 아스타시오(콜로라도 로키스) · 라파엘 퍼칼(애틀란타 브레이브스) · 토니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 · 아만도 버니테스(뉴욕 메츠).

일부만 모아도 메이저리그 팀 하나는 거뜬히 나오는 상황. 수퍼스타 선수들이 나올 수만 있다면 야구 월드컵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야구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신발 없는 아이는 있어도 글러브 없는 아이는 없다는 것이 틸슨 브리또(SK 와이번스)의 전언이다.

특히 소사 · 라미레스 · 타티스 · 호세 오퍼먼(보스턴 레드삭스) · 호세 히메네스(콜로라도 로키스) · 알폰소 소리아노(뉴욕 양키스) · 루이스 카스티요(플로리다 말린스) 등을 배출한 산 페드로 데 마리코스는 빅리거의 산실로 꼽힌다.

도미니카 출신 선수들의 특징은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한다는 것과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조국이긴 해도 상대적으로 투수보다는 좋은 타자들을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다.

과거 도미니카 공화국에서의 우선권은 산 페드로 데 마리코스에 야구학교를 만들어준 LA 다저스에 있었으나, 지금은 선점 효과가 사라진 상태다. 특히 다저스는 벨트레 파동으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의 스카우트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다.

◆ 푸에르토리코

올해 개막전이 열렸던 푸에르토리코는 아마추어 드래프트의 대상지역이기도 하다. 푸에르토리코는 도미니카 공화국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반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 · 카를로스 델가도(토론토 블루제이스) · 로베르토 알로마 · 후안 곤잘레스(이상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하비 로페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 · 버니 윌리엄스 · 호르헤 포사다(이상 뉴욕 양키스) · 호세 비드로(몬트리올 엑스포스)가 대표적인 선수들.

특히 푸에트토리코에서는 좋은 포수들이 배출되고 있다. 1987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베니토 산티아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필두로 로드리게스 · 로페스 · 포사다 · 샌디 알로마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 모두 빅리그 최고의 포수들이다.

LA 다저스의 알렉스 코라와 이람 보카치카도 푸에르토리코 태생.

◆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와 함께 '빅 3'로 꼽힌다. 대표적인 스타는 안드레스 갈라라가(텍사스 레인저스)지만 오마 비스켈(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알렉스 곤잘레스(플로리다 말린스) · 카를로스 기엔(시애틀 매리너스) 등 유격수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드가르도 알폰소(뉴욕 메츠)도 유격수 출신이다.

지난해 매글리오 오도네스(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리카르드 이달고(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베네수엘라 출신 강타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 밖에 토니 아마스 주니어 · 우게스 어비나(이상 몬트리올 엑스포스) · 프레디 가르시아(시애틀 매리너스) · 오마 달(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투수들도 포진하고 있다.

◆ 아시아 출신 선수들

1995년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의 등장은 1964년 무라카미 마사노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후 끊겼던 일본선수의 명맥을 이었다.

이후 이라부 히데키 · 요시이 마사토(이상 몬트리올 엑스포스) · 스즈키 마카토(캔자스시티 로열스) · 하세가와 시게토시(애너하임 에인절스) · 오카 도모카즈(보스턴 레드삭스) · 사사키 가즈히로(시애틀 매리너스) 등의 투수들을 배출한 일본은 올해는 스즈키 이치로(매리너스)와 신조 쓰요시(뉴욕 메츠)가 합류하면서 투타의 균형을 이루었다.

특히 이치로는 노모(95년) · 사사키(2000년)에 이어 세번째 일본인 출신 신인왕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박찬호(LA 다저스) 이후 수많은 유망주들이 미국무대를 노크했지만, 현재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뛰는 선수는 박찬호와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뿐이다. 트리플 A 아이오와 컵스(시카고 컵스 산하)에서 뛰고 있는 최희섭은 최초의 한국인 타자로 기대되고 있다.

대만에서는 첸진펭 · 홍친쿠(LA 다저스) · 차오진후이(콜로라도 로키스) 등이 나갔지만, 아직 이들은 마이너리그를 벗어나지 못했다.

◆ 캐나다와 호주

캐나다는 아이스하키의 득세에도 불구하고 15명의 현역 메이저리그를 배출했다. 특히 콜로라도 로키스의 래리 워커는 캐나다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MVP(97년)와 타격왕(98 · 99년)의 영예를 가져갔다.

얼마전 불펜으로 강등된 다저스의 에릭 가니에와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의 에이스 라이언 뎀스터 · 제프 짐머먼(텍사스 레인저스) · 매트 스테어스(시카고 컵스) · 코리 코스키(미네소타 트윈스)도 캐나다 출신.

한때 주니치 드래곤스에 몸담았던 데이브 닐슨으로 대표되는 '남쪽' 출신 호주 선수들로는 다저스의 신인투수 루크 프로코펙과 그램 로이드(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있다.

◆ 그밖에 국가들

비니 카스티야(휴스턴 애스트로스) · 이스마일 발데스(애너하임 에인절스) · 에스테반 로아이자(토론토 불루제이스) · 안토니오 오수나(시카고 화이트삭스) · 아만도 레이노소(애너하임 에인절스)는 멕시코 출신.

올랜도 에르난데스(뉴욕 양키스) · 리반 에르난데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형제를 비롯, 롤랜도 아로호(보스턴 레드삭스) · 레이 오도네스(뉴욕 메츠) · 블라디미르 누네스(플로리다 말린스)의 쿠바도 10명 이상의 메이저리거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의 최강국' 쿠바 출신 선수들이 적은 이유는 미국과 쿠바가 적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80년대에는 호세 칸세코와 라파엘 팔메이로(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메이저리그에 가기 위해서는 탈출을 시도해야 한다.

한때 피델 카스트로는 시장에 나와 있던 플로리다 말린스를 구입한 다음 자국 선수만으로 팀을 구성, 미국 야구를 무찌르겠다는 야심을 갖기도 했다.

빅리그의 마지막 단골손님은 파나마. 뉴욕 양키스의 철벽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필드로 같은 팀의 라미로 멘도사, 리베라의 사촌동생 루벤 리베라(신시내티 레즈) · 카를로스 리(시카고 화이트삭스) · 브루스 첸(필라델피아 필리스) 모두 파나마 출신이다. 최희섭의 1루 라이벌 훌리오 줄레타도 파나마의 피를 이어 받았다.

디본 화이트(밀워키 브루어스 · 자메이카) · 랜스 페인터(토론토 블루제이스 · 영국) · 디본 화이트(밀워키 브루어스 · 자메이카) · 에드가 렌테리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콜롬비아)는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에서 왔으며, 앤드류 존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시드니 폰슨(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각각 영국령 큐라카오와 아루바 출신이다.

그밖에 신시내티 레즈의 마무리 대니 그레이브스는 베트남 사이공 태생이며, 콜로라도 로키스의 바비 츄나드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났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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