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폭우 속에 울려퍼진 '닛폰'의 함성

중앙일보

입력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퍼부은 7일오후 일본과 호주의 준결승이 열린 요코하마종합경기장은 온통 `닛폰'의 함성으로메아리쳤다.

하루 종일 맑았던 날씨는 경기 시작 전 갑자기 짙은 먹구름이 덮히더니 경기 시작 휘슬과 동시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쏟아냈다.

7만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코하마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기대에 다소 못미친 4만6천900명. 그러나 본부석 왼쪽 상단에 자리잡은 `울트라 닛폰'을 중심으로 일장기와 북을이용해 펼쳐진 응원은 퍼붓는 빗 속에서도 그칠 줄 몰랐다.

열성적인 팬들은 비를 가릴 손수건과 종이 박스를 머리에 쓴 채 자리를 떠날 줄몰랐고 일부는 온몸이 비로 흠뻑 젖어 덜덜 떨면서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제 자리를지켰다.

요코하마경기장의 지붕은 전체 경기장의 절반만 덮을 정도. 비를 피하기 위해서는 스탠드 상단으로 올라와야 하지만 그 자리는 기자석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그러나 일부 기자들이 기사 작성을 위해 자리를 비웠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비를 피하기 위해 기자석으로 넘어 오는 사람은 없었다.

응원단의 일사분란한 응원에 힘을 얻은 일본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고 전반 42분 마침내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타 히데토시가 오른발 프리킥으로 통렬한 결승골을 성공시키자 경기장의 열기는 절정에 올랐다.

결국 1-0으로 승리를 거둔 일본선수들은 베토벤의 `환희의 찬가'가 울려퍼지는가운데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관중의 환호에 화답했다.

비를 맞으며 끝까지 경기를 지켜 본 사이토 류조(20)씨는 "우리들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힘을 줬다고 생각한다. 결승전에 어느 팀이 올라오든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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