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수도서도 반정부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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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13일 우즈베키스탄 동부 안디잔에서 시작돼 키르기스스탄 국경 지역까지 확산된 반정부 시위가 17일 마침내 수도 타슈켄트까지 확산됐다.

정부군의 강력한 통제로 타슈켄트에서는 아직 대규모 시위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동부 도시들에서는 소규모 충돌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는 우즈베크 정부에 대한 압력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 가라앉지 않는 혼란=러시아 NTV는 17일 우즈베크 야당 정치인 15명이 타슈켄트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시민들과 야당 지도자, 인권단체 회원들은 16일 타슈켄트에서 안디잔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임을 열었다. 안디잔에서는 군인들과 장갑차가 진주한 가운데 16일에도 총성이 계속됐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인접한 우즈베크 국경 도시 카라수에서도 밤새 총성이 들렸다. 이미 600여 명의 우즈베크인들을 받아들인 키르기스 정부는 더 이상의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차단했다.

◆ 사태 수습 나선 우즈베크 정부=라쉬드 카디로프 우즈베키스탄 검찰총장은 17일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반정부 시위로 인해 지금까지 모두 16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자키르 알마토프 내무장관은 16일 70여 명이 사망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야당인 자유농민당의 니가라 키도야토바 당수는 17일 "안디잔에서 542명, 파흐타아바드에서 203명 등 모두 74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 가중되는 국제사회 압력=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16일 정부군의 발포에 재차 우려를 표시하고 국제자선단체, 외교관, 기자들의 안디잔 방문을 허용할 것을 호소했다. 미국도 우즈베크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처음 발표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시위대에 발포했다는 소식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우즈베크 정치 체제가 너무 폐쇄적"이라며 정치 개혁을 촉구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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