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문씨 '내부고발 연구센터' 인터넷사이트 개설

중앙일보

입력

그는 군 부재자 투표 비리 폭로 후 자신의 경험을 비롯해 내부고발 사례와 관련 논문의 정보 등을 모아 최근 인터넷 상에

''내부 고발 연구센터'' (http://www.whistleblower.or.kr)를 발족했다. 이씨는 바로 이 연구센터 소장이다.

"부패방지법이 지난 4월 임시국회를 넘기고 이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비로소 통과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당 법안은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 규정이 미흡합니다. 내부 고발자에 불이익의 준 기관에 고작 1천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하도록 돼 있거든요. 비리에 대한 입증 책임의 소재도 모호합니다. "

이소장은 92년 양심선언 직후 총선에서 군 부재자 투표가 군대 밖에서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자신은 무단 이탈로 구속돼 이등병으로 파면됐고, 95년 대법원 판결로써 중위로 명예제대했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내부 고발〓조직에 대한 배반'' 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내부 고발자들은 한결같이 조직으로부터 보복을 당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지금도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

직접 센터를 발족한 것은 98년 철도청의 정비상 문제점을 폭로했던 검수원 중 한 명이 조직 내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전역한 이후 95~98년 서울시 시의원을 했으며, 96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단 실행위원으로 활동했다. 99년에는 고려대에서 ''공직 사회 내 내부 고발에 대한 인식과 제도에 관한 조사'' 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소장은 자신을 포함해 이문옥 전 감사관 등 30여명이 참여한 ''양심선언자회'' 와 함께 오는 7월말 내부 고발로 인한 피해 구제를 전문으로 하는 ''(가칭)공익의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들'' 도 출범할 예정이다.

"활발한 내부 고발과 고발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는 부정부패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 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현재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사무실에서 매일 부패 관련 정보를 홀로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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