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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브랜드 되려면 ‘4C’ 갖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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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나는 콜라를 살 때 항상 코카콜라를 고른다. 가격이나 맛 때문이 아니다. 어렸을 때 테니스를 친 뒤 코카콜라를 마신 오랜 추억 때문이다. 좋은 브랜드란 이 같은 ‘정서적 관계(Emotional Relationship)’를 만드는 것이다.”

 씨티그룹 창립 20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더모트 보든(54·사진) 씨티그룹 최고브랜드책임자(CBO)는 10일 인터뷰에서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존슨앤드존슨·화이자 등에서 20년 넘게 브랜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 온 브랜드 관리 전문가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LG전자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근무하기도 했다.

 보든은 “개별 제품의 유행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브랜드는 영원하다”며 “잘 구축된 브랜드 이미지는 가격·품질보다 더 큰 가치를 소비자에게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4C’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드의 메시지가 일관성(Consistency) 있게 지속되도록(Continuity) 창조적으로(Creativity) 변화를 주되, 일체성(Coherence)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의 경영환경이 글로벌화되면서 최근에는 일체성이 가장 부각되고 있다”며 “각국에서 현지화 전략을 추구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이런 4C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현한 덕에 최근 10~15년 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보든은 “한국 기업의 브랜드는 혁신적이고 빠르면서 적극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삼성·LG는 가전업계에선 이미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현대자동차 역시 고객의 선망을 받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생동감이 4C 전략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창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씨티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씨티그룹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마케팅 체계를 정비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씨티그룹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게 그에게 맡겨진 임무다. 보든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회사에 오래된 역사만큼 강력한 전략은 없다”며 “혼돈의 19세기는 물론 20세기 대공황·세계대전을 겪고도 흔들리지 않는 씨티그룹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손해용.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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