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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심장병,피부색 벽 허문 아사모아

중앙일보

입력

"동료들과 다른 피부색과 심장질환이 이제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흑인 사상 처음으로 `전차군단' 유니폼을 입고 슬로바키아와의 친선경기에 출전,선취골을 터뜨려 팀의 2-0 승리를 이끌고 독일대표팀에 화려하게 데뷔한 게랄트 아사모아(22.샬케04)가 경기후 밝힌 소감이다.

아프리카 가나 아샨티부족 출신인 그는 이민자인 부모를 따라 12살의 나이에 독일에 건너와 축구에 전념, 17세이던 96년 독일 2부리그 하노버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유색인종이라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축구를 선택, 이에 몰입하며꽃을 피우려던 아사모아의 앞날은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98년 9월 FC 세인트 파울리와의 경기 후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병원 진단 결과 만성 심장질환이 악화된 것으로 밝혀지자 독일축구연맹은 아사모아에게 출장정지 명령을 내리고 말았다.

심장이 약해져 있는 탓에 선수생활을 계속할 경우 자칫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열망이 남달랐던 그는 미국 심장병전문가에게 정밀진단을 요청했고 예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다는 결과를 받아냈다.

이듬해 샬케에 입단, 그라운드로 복귀한 아사모아는 `최악의 경우 심실근육 운동제거장치를 몸에 부착해야 한다'는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지런히 몸을 만들며실력을 가다듬었다.

마침내 심장병 악화의 부담을 말끔히 털어낸 그에게 이번에는 모국 가나와 제2의 조국 독일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지만 "피부색이 달라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마음먹고 독일을 택했다.

이번 슬로바키아와의 데뷔전에서 독일 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으로 조국 가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달랬다는 아사모아는 그러나 성공적인 데뷔전후 찬사가 쏟아지자 "진 빚을 갚았다. 이제는 독일 국가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며 그가 선택한 `전차군단'에서의 활약을 약속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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