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순풍', 대세상승 이어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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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국에서의 대우차 매각 협상 - .

오늘 GM의 인수 제안서 제출, 대우자동차 매각전담 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번 주내 제안서 검토, 다음주 제 3국에서 대우자동차 및 채권단과 GM의 실무협상 등 시간 스케쥴이 나오자 시장은 모처럼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전날 거래소 시장은 별 다른 모멘텀없이 횡보를 거듭하다가 'GM발 순풍' 을 타고 블루칩을 중심으로 7일만에 반등, '외국인 선물 매수→프로그램 매수→외국인 추격매수' 흐름을 따라 630선에 안착했던 것. .

◇ 악재는 다 노출됐다 = 우리 증시는 하이닉스반도체.대우차.현대투신 등 대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악재에 짓눌려왔다. 지금의 주가에는 그 악재가 다 반영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 사안에 해결의 기미가 보이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8일 하이닉스 반도체의 '선 계열분리' 가 그랬고 29일에 이어진 GM과의 대우차 매각협상이 대표적이다. 또 미 AIG그룹의 현대투신 협상도 곧 시작될 전망이어서 ㅣ기대감은 크다.

29일 증시에서 하이닉스반도체는 계열분리 소식으로 단일종목 하루 거래량 최고치 1억3천2백99만주를 1개월여만에 경신했다. 주가는 한때 초강세를 보였다가 다소 수그러들어 전날 대비 6.03% 상승으로 마감했다.

대우차 매각협상이 가시화하면서 일제히 뛰어올랐다. 대우차에 납품비중이 높은 삼립정공이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한 것을 비롯, 한라공조.동양기전.SJM.평화산업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한빛증권 조상호부장은 "대우차 매각협상의 성공.실패 여부에도 불구,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그간 악재를 다 반영한 결과" 라면서 "그간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던 구조조정의 변수가 풀려나가는 조짐은 대세 상승을 유도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고 말했다.

◇ 대세상승 길엔 걸림돌도 많아 = 29일 주가는 1월 22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 (627.45P) 을 4개월여만에 상향 돌파,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장중 고점 (633.16P)에도 바짝 다가섰다.

1차 저항벽은 633이다. 크레디리요네증권 (CLSA) 증권은 최근 소수의견임을 전제, 기술적 분석의 결과 거래소 종합지수가 저항선인 633선을 뚫고 올라가게 되면 660~680포인트까지 상승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약세장이 끝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내놓은 셈이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선 것은 시장에너지 강화나 투자심리 개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며 "만약 650선을 넘어설 경우엔 이후 매물부담이 적기 때문에 최대 670-680선까지의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6월 종합주가지수 700 기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술적 분석으로나 증시 주변환경의 변화 상황으로나 상승의 조짐이 당하다는 것.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 종합주가지수 800-850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내더보고 있을 정도다.

문젠는 개인투자가가 증시를 떠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9일 거래소시장의 개인 순매도 규모는 무려 1천3백82억원. 지난 17일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된 거래소 개인 순매도 규모는 모두 9천7백86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이같은 개인 팔자 움직임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24일까지만 해도 별로 불안해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개인투자가의 팔자 우위에도 불구, 고객예탁금이 9조5천1백46억원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마디로 주식을 팔아 현금화한 돈이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가지 않은 채 증시에서 매수기회를 보고 있는 것으로 간주됐던 것.

하지만 25일부터 고객예탁금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26일 현재 그 규모는 9조3천4백63억원에 그쳤다. 28일에도 감소세는 이어졌다. 증권 시장 관계자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빠져나간 돈이 부동산으로 옮겨갈지 모른다는 점이다. 상당 수 큰손들이 올 주식시장에서 1월 랠리 때 기대수익을 다 올렸다고 판단, 투자 대상을 옮길 우려가 있다는 것.

굿모닝증권 기업분석부 심용재부장은 "현 시점은 외국인 - 개인 쌍끌이 상승장이냐, 아니면 개인투자가가 증시를 떠나 부동산 등 다른 대체 시장으로 옮겨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며 "현재로선 여전히 전자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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