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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명추진위서 천안·공주·예산 지역 갈등 없게 신중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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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공주대학교는 내년 8월 말까지 교명 변경 문제를 매듭짓기로 하고 현재 교명재창출추진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조영회 기자]

국립 공주대학교가 20여 년간 끌어온 교명 변경을 내년 8월 말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공주대에 따르면 교명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역간 갈등으로까지 번져감에 따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현재 ‘교명재창출추진위원회(이하 재창출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공주대는 이를 위해 지난 7월 캠퍼스가 위치한 천안시·공주시·예산군에 각각 공문을 보내 지역위원 1명씩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1992년 예산농업전문대학과 통합하면서 불거진 공주대 교명 변경 문제는 지난 2005년 천안공대를 공주대 천안공과대학으로 통합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천안지역 주민들은 통합과정에서 제3의 교명으로 변경키로 한 약속을 지키라며 수년째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반발 속에 공주대 역시 교명 변경을 위해 교명제정연구위원회, 통합교명준비위원회 등을 구성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 공주대는 지난 2005년 한국대·한빛대·충남연합대·대한대·충청제일대 등 5개 교명안을 마련하고 이 중 ‘한국대’를 최종 교명으로 결정한 바 있지만 국호인 ‘한국’을 교명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교과부의 불가 판정에 따라 무산된 바 있다. 또 교수회의를 통해 ‘충청대학교’와 ‘공주대학교’를 놓고 투표를 벌여 충청대학교를 새로운 교명으로 채택하려 했지만 동창회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공주대는 이에 따라 내년 8월 말까지는 현 공주대를 그대로 사용하든, 새로운 교명을 창출해 사용하든 최종 결론을 내려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교명변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교명 변경을 추진해 온 천안발전회는 공주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천안발전회는 지난달 29일 천안의료원에서 8월 정례회의를 열고 교명재창출추진위원회 구성에 참여할 위원으로 김성열 천안시역사문화연구실장을 추천하고 현 ‘공주대’가 아닌 제3의 명칭으로 교명을 변경할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천안발전회 관계자는 “공주대의 교명재창출위원회가 교명 변경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지 교명 변경 과정이 왜곡되거나 방해 받는 일이 없는지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며 “이와 함께 예산지역과 공조해 국회와 교과부 차원에서 교명 변경을 위한 협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주대측은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현섭 공주대 기획처장은 “분명히 내년 8월 말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교명 변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주대 교명 변경 문제는 한 대학의 교명을 변경하는 것을 넘어 지역간 갈등의 고리가 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다. 또한 공주대보다 더 나은 교명이 채택돼 모든 구성원 및 지역민들에게 환영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주대 교명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 싶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그러나 아직 교명재창출위원회도 완전히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이든 각 지역민이든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길 바란다. 교명재창출위원회가 꾸려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관련 지역민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니 그때 정확한 보도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주대는 교명재창출위원회를 본부 보직교수와 각 단과대학 추천인사, 교수회·직원회·학생회·조교회·동창회 관계자 등과 천안·공주·예산지역 추천인사 1명씩을 포함해 총 26명으로 구성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위원회 구성원 중 공주대 관계자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위원회 총 인원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진섭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공주대학교 천안공과대학=1972년 천안공업전문학교로 설립됐다. 1979년 천안공업전문대학으로 개편됐으며 1982년 국립으로 이관됐다가 1998년 천안공업대학으로 교명을 바꿨다. 2005년 공주대 공과대학으로 통합됐지만 교명 변경 문제로 수년째 진통을 겪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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