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만나는 멕시코의 정열

중앙일보

입력

아즈테카 문명의 나라 멕시코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작품들이 처음으로 서울에서 선을 뵌다.

6월 5일~8월 19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이미지 스케이프-멕시코 미술의 오늘' 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35명의 작가가 회화, 비디오아트, 설치, 사진, 조각 등의 장르를 망라해 모두 41점의 작품을 보여준다.

멕시코 현대미술은 미국과 서유럽의 모더니즘에서 파생됐거나 이를 모방한 것으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라틴의 혼성문화 속에서 멕시코 미술 특유의 생명력, 독창성, 힘의 근원을 발견하고 이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고 있다.

멕시코에선 90년대 초반에 들어 조각과 설치미술이 회화를 압도하기 시작했으며 중반에는 미국과 유럽의 현대적 경향을 받아들여 사진과 비디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멕시코 현대미술은 유럽과 미국의 현대적 경향을 열정적인 라틴문화로 포용해 단순한 아류가 아닌,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냈다.

특히 멕시코 미술에서 느껴지는 순수하고 정열적이면서도 소박한 정서는 한국인과도 공통점이 많아 관람객이 어렵지 않게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퍼포먼스로 개념미술을 표현하는 프란시스 알리스와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인 이사이 후시드먼이 대표적인 작가며, 미구엘 칼데론의 사진과 비디오 작업, 카를로스 아모랄레스의 사회비판적 비디오 아트 등도 주목대상이다.

오는 5일 열리는 전시 개막식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으로 3~5일 국빈방문하는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다. 아트선재센터와 카릴로 힐 멕시코국립미술관, 주한 멕시코대사관 공동 주최.

카릴로 힐 국립미술관은 1974년에 설립돼 뛰어난 현대미술 창작품을 소장하고 멕시코 미술의 생명력과 현대성을 지키는 보루 구실을 하고 있는 기관.

아트선재센터 측은 "한국과 멕시코가 문화협정을 체결한 지 35년이 지났으나 그동안 문화예술교류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아쉬웠다" 면서 "이번 전시회가 멕시코의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일반 2천원, 학생 1천원. 02-733-8945, 8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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