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새내기 선수들 명암 교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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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시즌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거액 몸값의 신인들이 부진한 반면 그늘에 가렸던 무명 신인들이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는등 새내기들의 명암이 뚜렷하게 교차되고 있다.

역대 고졸 신인 최고액인 계약금 5억3천만원에 삼성에 입단한 이정호(19)는 당초 팀 마운드 선발의 한 축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로 한 채 초반 중간계투로 간간이 등판하다 제구력과 구속에서 모두 문제를 드러내면서 2군으로 강등됐다.

올 봄 경희대 졸업 후 계약금 3억5천만원을 받고 SK에 입단한 `시드니 영웅' 정대현(23)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언더핸드 투수인 정대현은 지난 해 열린 시드니올림픽에서 우승팀 미국의 타선을 2경기 연속 잠재워 활약이 기대됐으나 올시즌 5⅓이닝 동안 방어율 6.75의 난조속에 역시 2군행 짐을 쌌다.

LG가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중책을 맡겼던 이동현(19)과 해태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됐던 김주철(19)도 프로의 높은 벽에 부딪혀 쓴 맛을 보고 있다.

반면 고액 신인들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한화의 새내기 타자 김태균(19). 천안북일고 졸업 후 계약금 1억6천만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태균은 오른쪽손가락 부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장종훈 대신 4번 타자로 출장, 28일까지 타율 0.545(22타수 12안타)에 2홈런의 불 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김태균은 지난 25일과 26일 현대전에서도 각각 4타수 3안타 1홈런과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장종훈을 이을 한화 타선의 대들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산의 새내기 투수 최경훈(22)도 기대 이상의 호투로 빈약한 두산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고려대를 졸업하고 계약금 1억5천만원에 입단한 최경훈은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며 2피안타 4볼넷 1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낚아 팀 마운드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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