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가속위해 정치 시스템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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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사진)이 정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康원장은 현 정부 집권 초기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에 이어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 현 정치상황과 제도의 문제점을 잘 아는 인사로 꼽힌다.

그는 이날 한국지역정책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정치적 분열과 대립은 구조조정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기반의 구축을 지연시킬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에 필요한 국민적 역량을 약화시킴으로써 경제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며 "개혁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선 정치적 지도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또 정당.국회운용.선거 제도와 대통령중심제의 민주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정치개혁의 대상으로 꼽았다. 이어 "국가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이 분야에 대한 대안들이 내년에 실시될 일련의 선거 과정을 통해 공론화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지식층과 지도층의 선도적 역할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 주제는 '동아시아 경제위기와 정치상황' .康원장은 강연을 한 뒤 "동아시아 국가들과 차별화하려면선 정치 시스템의 개혁이 중요한 관건이란 얘기였으며 다른 뜻은 없다" 고 말했다. 즉 일본.대만보다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리더쉽이 확립된 나라, 중국.싱가포르보다는 민주적이고 경제논리가 존중되는 시스템이 필요함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대통령제를 한 차원 발전시키자는 차원의 얘기이며 현 대통령이 비효율적이란 뜻이 아니다" 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선거에 대비해 고칠 수 있는 것은 미리 고치고, 당장 손대기 힘든 것에 대해선 집권을 원하는 정치세력들이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선거공약이나 정강에 담도록 하자는 뜻" 이라고 말했다.

康원장은 구체적인 정치개혁 방안과 현 상황에 대해선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KDI 원장으로선 더 이상 말할 수 없다" 며 말을 아꼈다.

이상렬 기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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