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의 피스토리우스’ 시몬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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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즈

어느덧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는 런던 패럴림픽. 뭍 위에서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의 말 한마디, 발걸음 하나가 조명을 받는다면 물 속에선 여자 선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 1m23㎝의 단신으로 4년 동안 4개의 금메달을 따낸 엘리 시몬즈(18·영국)다. 그는 개최국 국민이 성원하는 애정의 대명사다.

 시몬즈는 ‘연골무형성증’이란 희귀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성장판의 문제로 키가 자라지 않으며 신체 균형이 전반적으로 맞지 않게 되는 질병이다. 하지만 시몬즈는 선천적 장애에 좌절하지 않고 수영으로 극복해 나갔다. 네 살 되던 해 처음 수영을 시작한 그는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을 본 뒤 선수의 길로 뛰어들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14세의 어린 나이에다 첫 출전이라 떨릴 만도 했지만 2개의 금메달을 당당히 목에 걸었다. 서 있어도 휠체어를 탄 선수들과 별로 키 차이가 나지 않는 ‘작은 거인’은 당시 영국 최고의 스타가 됐다. 4년이 지나 홈그라운드에서 경기가 열리자 더 강력해졌다. 세계신기록을 연이어 경신하며 자유형 400m와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다.

 런던 패럴림픽의 ‘여풍’은 시몬즈뿐만이 아니다. 런던 올림픽을 경험한 탁구의 ‘외팔 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23·폴란드)도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데 이어 단체전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수영의 나탈리 뒤 투아(28·남아공)는 자신의 마지막 패럴림픽 무대에서 2개의 금메달(자유형 400m, 접영 100m)을 기록 중이다.

런던=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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