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수왕국 현대 허리싸움에서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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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지난해 우승팀 현대 유니콘스가 마운드의 두터운 `허리힘'으로 삼성을 울렸다.

현대는 23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예비 한국시리즈'에서 투수왕국의 명성에 걸맞는 풍부한 중간계투요원을 앞세워 6-5의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현대의 승리는 우선 8회말 동점홈런을 날린 박진만과 결승타점을 기록한 박재홍의 방망이에 힘입은 바 컸지만 김민범, 송신영, 권준헌으로 이어진 중간계투요원들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던 승리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전준호(현대)와 배영수(삼성)가 각각 4회와 5회에 강판되면서 양팀의 투수대결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현대는 정석대로 좌완 김민범을 4회 1사후 투입해 위기를 넘겼으나 뚜렷한 중간요원이 없는 삼성은 19일 한화전에서 6이닝을 던져 승리투수가 됐던 선발요원 김진웅을 투입하는 강수를 띄웠다.

양팀간의 기싸움이 걸린 이날 승부수를 던진 김응용 삼성감독의 용단에서 비롯된 투수기용이었지만 삼성의 중간계투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것.

결국 적절한 계투 작전을 펼친 현대는 6회에 등판, 2⅔이닝동안 삼진 4개를 잡고 1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4번째투수 권준헌의 빛나는 투구를 발판삼아 짜릿한 역전승을 낚았다.

반면 삼성은 잘 던지던 김진웅이 8회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경기도 지고 투수로테이션도 흐트러지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삼성은 중간에서 고군분투중인 김현욱이 최근 잦은 등판으로 피로에 휩싸인 가운데 마땅한 대체요원도 없어 중반전에 접어들수록 힘겨운 행보가 예상된다.(수원=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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