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분열 치유해야 외국 견제 이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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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난 런던 여름 올림픽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거둔 성과는 온 국민을 행복하게 했다. K팝을 비롯해 젊은이들이 문화에서 일군 성과도 우리를 기쁘게 한다. 올림픽이나 한류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은 어제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한때 서구의 비교우위론자들은 한국에서 철강·자동차·반도체 산업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의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는 세계의 가정과 거리에 넘쳐난다. 최근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2, 3위 경제국인 중국, 일본과 같은 등급이다.

 사실 지리상의 발견이 이뤄진 15세기 이후 우리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이렇게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정착시킨 나라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한국민은 자부심을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성장에 대해 견제는 이미 시작되었다. 저물어 가는 일본은 동아시아의 옛 질서에 연연하며 딴죽을 걸고 있다. 미국 삼성전자 대 애플의 소송에서 나타난 평결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지금 그들은 시기와 질투의 감정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한국을 견제하려 한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견제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견제 속에서도 안정과 성장을 지속하고 고루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양극화, 고용 없는 성장, 고령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가 낳는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국민적 통합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세계 문제에 대해 더욱더 관심을 갖고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가치를 만들어 낸 국가가 보다 오랫동안 선진국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