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 버전 발레 '백조의 호수'

중앙일보

입력

국립발레단이 새로운 스타일의 '백조의 호수' 를 선보인다. 6월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러시아 발레의 거장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버전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조의 호수' 는 마리우스 프티파-레브 이바노프가 안무한 키로프 버전. 1988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내한공연을 제외하곤 국내에서 '백조의 호수' 가 볼쇼이버전으로 공연된 적은 없었다.

볼쇼이버전의 특징은 고난도의 기술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다. 원전인 키로프버전이 백조의 우아함과 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면 그리가로비치는 주역과 솔리스트.군무 모두 역동적인 움직임과 고난도의 회전, 도약으로 힘을 느끼게 한다.

또 극적인 재미를 위해 단순한 악마로 표현됐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드왕자의 내면에 도사린 '악마성' 을 상징하는 다원적 존재로 재창조해내 선악을 한층 선명하게 대비시킨다.

원전 키로프버전의 4막을 2막4장으로 재구성한 것도 차이점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백조와 왕자가 물속에 빠져 숨지는 비극적인 피날레장면도 이번 공연에서는 정반대로 연출된다. 백조가 왕자를 용서하는 마법이 풀려 왕자가 악마를 물리치고 공주와 사랑을 나눈다는 해피엔딩이다.

그리가로비치는 "볼쇼이버전에는 원전과 같은 비극과 해피엔딩, 두 가지가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관객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 고 말했다.

발레단은 볼거리를 위해 러시아 그라스나다르 극장에서 제작한 무대 세트와 의상, 소품을 통째로 들여올 예정이다. 또 어김없이 이번에도 국립발레단이 자랑하는 스타무용수들과 신예들을 나란히 무대에 세운다. 모두 세쌍. 지그프리드(왕자) 역으로는 국내 최고의 남성무용수로 인정받는 이원국과 신예 장운규.신무섭이, 오데트(백조) 역에는 김주원과 김지영, 그리고 새로 발레단에 입단한 또다른 김지영(한국종합예술학교 무용원 영재 1호) 가 캐스팅됐다.

주역급인 악마와 광대역을 신예 정주영.김준범이 각각 맡아 스타무용수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다.

한편 이번 '백조의 호수' 로 총 1백회 정기공연을 맞는 국립발레단은 지난해 공연한 '호두까기인형' , '스파르타쿠스' (8월 공연예정) 와 함께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작품들을 고정 레퍼토리로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오후 7시30분, 2.3.6일 3시 추가. 4일 공연 없음. 02-780-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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