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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산업, 화의 대신 법정관리 신청할 듯

중앙일보

입력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장손녀 은희(30).유희(28) 씨 자매가 대주주로 있는 동서산업[10780]이 화의 대신 법정관리를 신청할것으로 보인다.

22일 동서산업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최종부도 이후 법원에 화의를 신청해 놓은 동서산업과 채권단은 최근 구조조정 펀드의 주식매집 대상이 됨에 따라 경영권을 포기하더라도 법정관리가 회사의 향후 발전에 낫다고 판단,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동서산업은 법원의 화의 여부 판정시한인 23일까지 이사회를 열어 늦어도 23일 오후까지는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건축자재 전문 생산업체인 동서산업은 지난 75년 현대건설에서 분사한 회사로정 전명예회장의 장남인 몽필 씨가 경영을 맡아오다 지난 82년 사고로 숨진 뒤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30% 내외를 자랑할 정도로 수익률이 높았던 동서산업은 외환위기를 전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지난해와 올해 만기회사채가 몰려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지난달 21일 100억원의 회사채를 막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몽필 씨의 딸인 은희 씨 등 정씨 쪽이 13.57%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으나 부도 직후 구조조정 전문회사 캐피털웍스인베스트먼트(CWI)가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 현재 17.6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돼 있다.

CWI 측은 동서산업 주식매집에 대해 "경영권을 노린 적대적 M&A가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투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기본입장은 구조조정 전문회사의 역할에 맞게 회사 회생을 위한 절차를 밟아나간다는 것이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정리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동서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대주주 감자가 이뤄져 현재 감사를 맡고 있는 두 자매는 지분을 완전히 잃을 것으로 예상돼 현대건설에 이어 동서산업도 현대그룹의 품안에서 멀어지게 된다.(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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