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물고 늘어진 ‘전투견’ 라이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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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하는 폴 라이언. [탬파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폴 라이언이 전당대회 둘째 날인 29일(현지시간) ‘오바마 저격수’로 전국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는 임무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35분간의 후보 수락연설 처음부터 끝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했다.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아예 “우리의 적수” “이런 대통령” 등으로 깎아내렸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투견(attack dog)”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탬파베이 타임스 포럼을 가득 메운 공화당 당원들은 롬니가 자신보다 23세나 어린 42세의 라이언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가 오바마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할 때마다 기립박수가 터졌다.

 라이언 후보는 “지난 4년은 배신의 세월이었다”며 “이제 미국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해야 한다. 그 적임자는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라고 말했다. 그러곤 “대통령과 민주당의 아이디어는 고갈됐다”며 “그들이 남긴 건 공포와 편 가르기 뿐”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자 증세에 대해선 “대통령이 부자들에 대한 처벌을 계속 요구할 때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의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며 “좌파(the Left)의 역할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라이언은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수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오바마케어는 2000쪽에 달하는 각종 규정과 의무·세금·벌금 등으로 가득 차 있다”며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라이언은 아버지가 사망한 뒤 쉰이라는 나이에 작은 사업을 시작한 어머니 베티 라이언의 스토리를 소개하며 “그건 단지 새로운 생계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며 “이런 어머니가 내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대회장 안에 있던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일어서자 청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위스콘신주의 주지사이자 라이언의 절친인 스콧 워커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라이언은 연설 말미에 “우리는 곤란한 이슈를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 이끌어 나가겠다. 4년간 남 탓만 하면서 허송세월하지 않겠다”며 “지도자를 바꾸지 않으면 어떻게 앞으로의 4년을 지난 4년과 다르게 만들 수 있겠느냐”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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