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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고추명가 양보 못해” 괴산·음성 12년 축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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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중부권의 대표적 고추 주산지인 충북 괴산군과 음성군이 고추를 놓고 자존심을 건 대결을 벌인다. 군(郡) 경계가 맞닿은 두 지역은 올해 열흘 간격으로 고추축제를 열고 관광객을 맞는다. 고추축제는 1996년 음성군이 먼저 시작했지만 2001년 괴산군이 뛰어들면서 10여 년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여 왔다. 괴산군은 고추 이야기를 주제로 85개의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고 ‘고추 주산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대대적인 토론회도 마련했다. 이에 맞서 음성군은 문화제를 접목한 체험 위주로 행사를 구성해 단순한 판매를 벗어나 가족 나들이 장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고추축제는 괴산군이 30일 먼저 개막했다. 12회째로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의 핵심인 고추직판장과 농·특산물 종합전시판매장을 기존 다목적운동장에서 관광객 편의를 위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고 주차장이 넓은 문화체육센터 광장으로 옮겨 규모를 확대했다. 고추직판장에서는 600g 기준 마른 고추를 1만6000원, 꼭지를 제거한 고추는 1만8000원에 판매한다. 괴산고추축제는 2001년 괴산청결고추축제로 출발해 2007년부터 5년 연속 충북도 최우수축제로 선정됐다. 2009년부터는 명칭을 괴산고추축제로 바꾸면서 외형을 키웠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선정되면서 충북 대표 농·특산물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축제 때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초청, 고추산업 회생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 임각수 괴산군수는 “올해 축제는 고추와 농·특산물 판매뿐만 아니라 고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린다”며 “좋은 품질의 고추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선 음성군도 괴산군 못지않게 만반의 준비를 했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음성청결고추축제는 다음 달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음성읍 일원에서 열린다. 이 축제는 설성문화제(31회)와 함께 열어 괴산군의 고추축제보다 볼거리·즐길거리 측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역주민과 관람객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미스터 고추와 고추아줌마 선발대회 등이다. 고추장 담그기와 고추음식 전시·시식회, 과수품평회, 농·축산물 전시판매 등도 열린다. 음성군은 축제 기간 마른 고추 600g을 괴산군과 같은 가격을 받으면서 생산자 등을 기록한 품질확인서를 부착해 신뢰도를 높였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대도시 소비자가 다양한 체험행사에 참가해 고추에 대한 모든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괴산군과 차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괴산은 지난해 고추 1575t을 생산해 충북 전체 생산량 4869t의 32.3%, 음성은 1642t을 생산해 33.7%를 기록했다. 올해는 괴산이 2327t, 음성이 2016t 가량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북은 전국 고추 생산량의 10.5%(재배면적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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