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성공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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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자상거래의 경쟁력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2∼3년 정도 뒤졌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인터넷 이용률 ·정보통신망 등은 일본이나 일부 유럽 국가보다 앞서있지만 기업간의 네트워크 구축 ·표준화 등 전자상거래가 꽃필 토양 구실을 하는 기반 인프라는 부족한 현실이다.

국내에서 현재 운영 중인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모두 2천여개. 거의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들을 흑자업체로 전환시키고 한국의 전자상거래에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주려면 이같은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업간 네트워크 구축=부품 표준화 등 동종 업체간의 협력 뿐 아니라 제조 ·유통업체간,대기업·중소기업간의 네트워크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 전자상거래 발전의 필요조건으로 꼽힌다.이런 인프라가 갖춰져야 전자상거래가 제구실을 할 수 있기때문이다.

삼성몰 서강호 상무는 “온라인 주문을 받고도 물건을 공급할 기업에 수작업으로 주문을 내는 경우도 많고,재고정보 등을 기업 비밀이라며 내놓지 않는 일이 태반”이라며 “전사적 자원관리(ERP) ·공급망 관리(SCM) 등을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려 전자상거래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위해 정부는 중소기업의 정보화 지원책을 강화해서 전자상거래 적응력을 하루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또 정부 조달업무의 전자상거래 확산·공동 물류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민간 부문의 전자상거래와 산업별 협력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세계화가 생존의 열쇠=전자상거래에 뛰어드는 개별 기업들은 명확한 수익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해 도산한 70여개의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를 분석한 결과,대부분의 기업이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한 채 무리하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돈을 쓴 것이 원인이라고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인터넷 시대에는 수익성에 기초해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시켜나가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에 뛰어들 때부터 세계화를 염두에 둬야한다는 지적도 많다.국내시장만 쳐다보고 사이트를 구축해봐야 해외 거대 업체들과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제 전자상거래 표준화 작업에 정부와 기업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상공회의소 전자상거래 통합포럼의 오천수 사무국장은 “국내에 유리한 국제 전자상거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오아시스 ·커머스넷 ·로제타넷 등 국제 민간표준기구에 국내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앞으로 기업의 사활을 결정할 요소인 만큼 해외 기업들과 적극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우수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다음호에서는 세계의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인터넷 경매 업체 이베이를 벤치마킹합니다.

그동안 부침을 거듭한 수많은 전자상거래 업체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게 흑자 경영을 하고 있는 이베이의 성공비결을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분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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