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 거래부진속 활발한 매매

중앙일보

입력

20평형 이하의 소형이 주택시장을 완전히 거머쥐었다.

극심한 매매거래 부진 속에서 오로지 소형아파트만 움직인다. 전세도 소형은 물건이 없다.

서울 아파트 평당 매매값의 경우 일부 소형이 평당 2천만원을 넘기면서 강남 대형 평형을 제치고 평당 매매가 상위그룹에 포진했다.

재건축이라는 재료가 영향을 끼친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시장구조가 특이한 것만은 사실이다.

전세도 중대형 평형은 물건이 넘치지만 소형은 구경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다 보니 전셋값은 자연적으로 올라 서민들만 서럽다.

자세한 내용은 참조

주택공사 주택연구소 김용순 박사는 "저금리 체제가 오래가면서 유동자금들이 임대수익성이 높은 소형평형에 수요가 몰리는데다 재건축아파트가 부동산 재테크의 중심축을 이루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모두넷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에서 평당 매매가가 가장 비싼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주공(저층) 10평형으로 평당 2천3백2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는 10, 13평형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인근의 대치동 도곡아파트 13평형은 지난해보다 39% 올라 평당 2천2백50만원에 오른 것을 비롯, 20평형대 이하 소형아파트 단지가 상위 10위 가운데 6개나 올라 있다.

그러나 1990년대말까지 최고가를 기록하던 60평형 이상 중대형은 상위 10권에 압구정동 구현대7차 80평형과 한양8차 69평형 등 두 곳만 올라 있다.

잠실 주공아파트 5개 단지도 재건축 활성화에 힘 입어 최근 한달 새 최고 2천만원까지 올랐다.

경기도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동산써브가 조사한 경기지역 아파트값 변동에 따르면 경기도 전체지역 20평형대 이하 아파트 매매가는 평당 평균 3백39만원으로 50평형대의 3백36만원을 앞질렀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과천.안양.광명 등지의 소형아파트들이 재건축을 본격 추진하는 데 영향을 받았지만 전세난으로 소형 매매수요가 늘어난 것도 또 다른 이유" 라고 풀이했다.

분양권 시장은 더 심하다. 대형은 전혀 거래가 안되는 반면 소형은 움직임이 분주하다. 모두넷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지역 20평형 이하 분양권 시세는 전주보다 1.81%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강남은 5.8%나 뛰었다.

새 아파트 분양시장은 소형아파트 중심으로 재편된 지 오래다. 지난 9일 용인에서 분양된 삼성래미안 아파트는 1순위에서 25평형이 평균 4.1대1의 경쟁률을 보인 데 비해 나머지 중대형은 모두 미달됐고 특히 49평형은 0.11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근 마감한 대우건설의 안산고잔 아파트도 27, 32평형은 1순위에서 마감된 반면 중형은 2순위로까지 넘어갔다.

황성근 기자 hsg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