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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6월되면 팔걷고 나설까

중앙일보

입력

미국이 금리를 내린 뒤 증시 분위기가 서서히 좋아지고 있지만 기관 투자가는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들은 지난 17일 9백54억원을 순매수했다가 다음날 6백98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증시에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이 거래소.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순매수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종합지수 600선 이후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과 함께 본격적인 순매수에 나서야만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실탄 부족〓아직은 투신.증권사 등 기관 투자가들이 장을 주도하기엔 힘에 부친다는 지적이다. 투신사의 자금줄인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20일 현재 4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6월말 13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대한투신운용의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엔 실탄이 부족하다" 며 "주가가 오른다 해도 환매요구 부담 때문에 주식편입 비중을 급격히 높이기 어렵다" 고 말했다.

지난해 주가 급락 이후 주식 편입비중을 줄인 보험사들도 아직은 장세를 좀 더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이석희 팀장은 "경기관련 지표가 좋아짐에 따라 주식편입 비율을 높일 것을 고려 중이지만 증시가 대세 상승국면에 돌입한 것을 확인한 뒤 투자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 6월이 분수령〓증시 주변에선 국민연금이 증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말까지 2조9천억원을 신규로 증시에 투입할 예정인 국민연금은 다음달 중 우선 6천억원을 13개 운용사에 배정해 간접투자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또 올들어 4천억원을 증시에 직접 투자한 데 이어 6월 이후 1천억원 규모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6월 이후에야 기관들의 투자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장길훈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종합지수가 오름세로 돌아섰고 국내외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호전되고 있어 직.간접 투자를 통해 주식편입 비율을 높일 것을 고려하고 있다" 며 "종합지수가 550선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매수기회로 삼을 계획" 이라고 말했다

마이다스에셋 자산운용 조재민 사장은 "다음달 투입되는 국민연금 기금 6천억원은 메마른 대지를 적셔줄 단비" 라며 "기관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6월 말부터 외국인과 함께 쌍끌이 장세가 나타나면 주가도 대세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고 지적했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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