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도 이젠 인터넷으로 뽑는다

중앙일보

입력

직장을 찾고 있는 대학 4년생 이모(27)씨는 최근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색다른 경험을 했다.

취업 대상업체 목록이 e-메일로 온 데다, 채용 담당자와의 사전 면접도 인스턴트 메신저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얼마전 대기업 공채에 이력서를 내고 수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했지만 아무도 확인해 주지 않아 답답했다" 며 "업무처리를 온라인으로 하니 여러 곳에 지원하는 입장에서 시간낭비가 크게 줄었다" 고 말했다.

e-리쿠르팅(온라인 채용)이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나 헤드헌팅 업체가 온라인 채용 시스템을 속속 구축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구인.구직이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 취업 포털업체인 잡코리아(http://www.jobkorea.co.kr)는 지난해 4월과 올 4월에 등록한 온라인 채용업체를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올 4월에는 등록업체가 9천2백80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31% 늘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전통적인 굴뚝산업으로 분류되는 건설(3백42%), 철강.금속(2백91%), 자동차(2백83%)분야의 증가율이 두드러져 온라인 채용이 전업종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헌팅 업체인 유니코써어치(http://www.unicosearch.com)는 지난 4월 '유니코플러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구인업체의 웹사이트에 등록된 입사 지원 서류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기업들의 온라인 채용을 지원해 주는 '기업 인재관리 서비스' 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구직자가 구인업체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리면 이것을 DB로 만든 뒤 이력서 수신확인 e-메일을 보내주거나 지원자의 질문에 답하고, 면접 일정을 잡는 등 직원 채용을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e-리크루팅 시스템이다.

이 회사의 이기대 사장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2주 만에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5개 업체와 계약했다" 면서 "시간과 예산, 전문 인력이 부족해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두 곳의 헤드헌팅 업체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며 "온라인 채용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지고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잡코리아도 오는 6월 이력서의 검색 기능이 강화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구인업체와 구직자가 각각 채용공고와 이력서를 인터넷에 올리면 키워드를 통해 이력서 검색을 할 수 있으며, 구인업체의 채용 제의가 발생할 경우 e-메일 등으로 구직자와 연결시켜 준다.

이 회사의 전성환 전략기획팀장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기업이 면접에 앞서 하는 원서접수→서류심사→인.적성검사, 직무능력평가 등의 과정을 모두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면서 "이를 이용하면 오프라인으로 면접할 때보다 비용을 80% 가량 줄일 수 있다" 고 말했다.

취업포털 사이트인 스카우트(http://www.scout.co.kr)도 최근 ▶온라인으로 입사지원▶구직자가 이력서의 희망조건을 경매에 올려놓고 기업이 입찰하는 인터넷 취업경매▶키워드 검색 등을 서비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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