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승택 정통부장관

중앙일보

입력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통신시장 3자구도 개편방법으로 LG가 추가로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주식일부를 사거나 외국 투자회사가 홀딩컴퍼니를 설립하는 방식 등을 통해 통신업체간 M&A, 주식맞교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장관은 또 ''LG는 두곳 이상의 외국통신업체와 동기식 사업에 관해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양 장관의 일문일답.

--통신시장에 비대칭 규제를 도입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시장점유율을 50%로 낮추라는 것도 비대칭 규제다. 다른 부처도 수없이 쓰고 있다. 장관 개인의 독단적인 생각이 아니다.

10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기존 사업자와 시장점유율 0%인 신규 사업자간 경쟁은 경쟁이 아니다. 다만 신규 사업자가 어느정도 시장점유율을 보장해야 하는 지는 연구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

미국의 경우 지난 84년 장거리 전화 시장점유율 99.8%였던 AT&T를 쪼갠뒤 신규사업자인 MCI, 스프린트 등에 대해 비대칭 규제를 적용, 시장점유율 60% 이하까지 떨어질 때까지 지속한다고 공표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적어도 시장점유율이 6대2대2 정도는 돼야 경쟁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비대칭 규제를 후발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20%가 될때까지 하는 것인가.

▲미국의 사례로 볼 때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논리를 아직 찾지 못했다.

--접속료 인하와 L-M(유선에서 이동전화간 통화) 접속료사업 허용 등도 비대칭 규제가 될 수 있는가.

▲여러방법이 있다. 일부는 연구가 끝났다. 비대칭 규제가 신규 사업자의 경쟁력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조사중이다.

접속료를 50%에서 30%으로 내리는 것도 일리가 있고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데이콤의 L-M(유선-이동전화간) 사업 허용문제는 연구중이다. 그러나 현재 발신자쪽 사업자가 빌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데이콤의 시설을 하나도 안썼는데 (이동전화사업자에게) L-M접속료를 달라고 할 수 없다.

비대칭 규제가 미리 알려지면 동기식사업 참여업체의 주식값이 올라 외국사업자에게 부담이 된다. 현재 LG가 두곳 이상의 외국통신업체와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통신시장 3강 구도와 관련해 하나로통신과 LG텔레콤, 파워콤을 묶는 구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제3종합통신사업자가 3강의 한축으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단순한 묶음이 아니라 주식을 얼마에 샀느냐가 문제이다. LG가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주식일부를 사들이는 방법이 있다. 또 외국투자회사가 대주주가 되는 홀딩컴퍼니(지주회사)를 세울 수도 있다.

--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출연금 삭감폭은 어느정도로 생각하는가.

▲동기식서비스와 동기식 주파수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동기식서비스는 셀룰러사업자와 PCS사업자들이 이미 시작했다. 동기식 주파수에 대한 출연금은 기존 PCS와 같은 조건이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해서 동기식 사업자와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다.

PCS사업자의 출연금인 2천200억원 이하는 안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신세기통신의 시장점유율 50%미만 조건이 6월말이후에도 지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공정위는 강제로 조건을 부과했지만 정통부는 비대칭 규제를 사용할 것이다.

--통신요금 인하에 대한 견해는.

▲시민운동으로 내리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통신요금은 이용약관의 일부로, 신고하게 돼 있는데 이용약관을 강제로 바꾸라고 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 (정통부가)요금을 조정하려면 현재의 요금이 부당하다는 것을 통신위원회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 통신위는 작년 결산보고서를 감리한 뒤 평가한다. 9월 이전에 불가능하다.

--제3사업자에게 일정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도록 돕는 `3강구도 정책''이 인위적 시장개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이런 정책이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세계 통신시장 경쟁에서 하향평준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우려가 있는데.

▲무선쪽에는 아직도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동전화 보급률은 57%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77%, 80%된 나라도 있다. 경쟁을 통해 시장 파이를 키우고 신규사업자가 더 많이 가져가면 경쟁이 형성된다. 이 경쟁에서 이기면 국제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현재 국내 무선 가입자 2천700만명은 시장포화상태가 아니다.

--비대칭 규제는 언제부터 실시하고 시한을 두고 하게 되나.

▲그 규제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준비된다면 당장할 수도 있다. 동기식 선정여부와 관계없이 부분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비대칭 규제에 대해 개별적인 효과를 보고 시행시한을 둘 것이다.

--중국을 방문했을 때 주룽지 총리와 합의한 것은 무엇인가.

▲주룽지 총리에게 CDMA 장비입찰을 공정하게 하고 한국업체를 잘 봐달라고 요청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아셈총회에서 트랜스 유라시아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한데 대해 중국이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최근 방한한 싱가포르 차관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