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기자]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최근 한동안 잠잠하던 아파트 전셋값이 꿈틀거리면서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년 전 전셋값 급등으로 고생한 게 생생한데 또다시 전셋값을 올려 줄 생각을 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그러나 다행히 올 가을에는 전셋값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소형주택 공급 증가 등으로 1∼2인가구 전세 수요가 많이 준 데다 그동안 전셋값 상승 폭을 키웠던 학군 수요도 올해는 잠잠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3년 연속 누적된 전셋값 급등 피로감으로 올 가을 전셋값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는 잠재적 불안 요소로 꼽힌다. 하반기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등 강남권에서만 연말까지 1만여 가구가 넘는 재건축 단지가 이주한다.
강남권서 1만여 가구 이주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세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만 서둘러 전셋집을 알아보라고 조언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올 가을 전세시장이 2년 전보다는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전세 만기가 돌아온다면 신규 입주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집을 선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올 가을(9~11월)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총 3만8000여 가구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서울 8300여 가구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2만4300여 가구, 지방에서 1만3700여 가구가 새로 입주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이사철이 본격화하는 9월에 1만1257가구로 신규 입주 물량이 가장 많다. 10월과 11월에도 각각 1만3375가구, 8536가구가 잇달아 집들이를 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 9월과 10월에 동작구와 서대문구(가재울뉴타운)에서 1559가구, 3293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인근 지역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강남권에서도 신규 입주
9월 말에는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에 처음으로 912가구가 입주한다. 동작구에서는 상도동 상도엠코타운(1559가구)이 입주한다. 지상 최고 18층 22개 동 규모로 59~123㎡(이하 전용면적)형이다. 2013년 하반기에 입주하는 2441가구 규모의 상도엠코 애스톤파크와 함께 대규모 주거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특히 전체 물량 중 85% 정도인 1320가구가 85㎡ 이하 중소형이다. 84㎡형 전셋값이 3억2000만원 선으로 인근 단지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저렴하게 형성돼 있다.
▲ 강남구 역삼동에서는 개나리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개나리SK뷰가 이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10월에는 서울 서대문 가재울뉴타운에서 3293가구의 가재울뉴타운e편한세상이 입주한다. 지상 최고 35층 51개 동 규모의 매머드 단지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가깝고 지하철 6호선·경의선 환승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84㎡형이 대개 2억4000만원 정도로 인근 가재울뉴타운센트레빌 같은 크기보다 역시 1000만~2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전세 수요가 많은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에서는 재건축 단지가 입주한다.
1~2인 가구 위한 도시형생활주택도 입주
강남구 역삼동에서는 개나리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개나리SK뷰가 이달 말 입주를 시작한다. 지하 2층~지상 25층 3개 동 규모로 84㎡형 144가구, 127㎡형 96가구 등 240가구다. 강남 중심도로인 테헤란로에 위치한데다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까지 200m 거리의 역세권 아파트로 교통여건이 뛰어나다. 단지 바로 옆의 도성초와 진선여중·고를 비롯해 인근에 경기고·휘문고·영동고 등 강남 8학군 고교와 대치동 학원가가 밀집돼 있다. 강남구 세곡동 세곡지구에서는 처음으로 보금자리주택이 입주한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거주의무기간이 있어 전세 물량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도시형생활주택이 신규 입주해 1~2인 가구 전세 수요라면 눈여겨 볼 만하다. 금천구 시흥동 와이즈플레이스 98가구, 동작구 대방동 아데나339 149가구,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역마에스트로 84가구 등이다. 이들 단지들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40~60만원 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