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숙박시설 · 자원봉사자 확보 비상

중앙일보

입력

월드컵이 개최되는 국내 10개 도시 대부분이 숙박시설과 자원봉사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는 월드컵 개최기간 중 선수와 대회관계자, 내.외국인 관광객 등 하루 최고 1만2천477명이 인천에서 머물러 숙박시설 객실이 7천592개가 필요하다고 판단,지난 1월부터 확보에 들어갔다.

그러나 FIFA대표단, 선수, 심판진 등 'FIFA패밀리' 객실은 1천311개가 필요하나지난달 말 현재 861개(65%) 밖에 확보 못했으며, 내.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여관.모텔의 객실이나 국제 민박 등 '지정숙박시설'은 6천281개를 마련해야 하지만 확보율은 23%(1천466개)에 불과하다.

이 같은 실정은 월드컵 개최 국내 10개 도시 가운데 서울.수원을 제외한 나머지도시가 마찬가지이다.

인천과 광주(86%), 울산(96%)을 제외한 7개 도시는 모두 FIFA패밀리 숙박시설은 확보했다.

이날 현재 지정숙박시설 확보율은 대전과 서귀포가 각 11%, 광주 19%, 울산과부산이 각 20%, 인천 28%, 전주 34%에 불과하고, 다만 대구가 다소 높은 65%를 나타냈다.

이는 여관이나 모텔 등이 월드컵 숙박시설로 지정되면 영업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업주들이 지정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민박의 경우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참여를 꺼리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의 경우 오는 7월까지 1천가구의 국제 민박을 모집 중이나 4월 말현재 신청한 가구는 362가구에 머물고 있으며, 울산은 500가구 가운데 61가구가 신청하는데 그쳤다.

또 월드컵 경기장 질서와 안내, 통역 등을 맡을 자원봉사자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10개 시는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월드컵경기장 안에서 활동하는 봉사자(조직위 봉사자)와 밖에서 하는 봉사자(지자체 봉사자)를 인터넷과 우편을 통해 모집하고 있다.

조직위 봉사자만을 뽑은 서울과 대구는 지난 13일 현재 이미 신청률이 각각 166%와 144%를 나타냈다.

그러나 조직위.지자체 봉사자 모두를 선발하는 인천과 부산, 울산 등 8개 시의신청률은 울산이 15.4%로 가장 낮고 부산이 44.9%로 비교적 높은 편이나 나머지 6개시의 신청률은 25∼35%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들 신청자에 대한 심사와 교육을 거쳐 최종 봉사자를 선발해야 함에따라 자원봉사자 확보율은 더욱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천억원을 들여 경기장 건설과 도로를 정비하고도, 숙박시설과 자원봉사자 부족으로 국제 행사를 망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정숙박시설 확보율이 예상보다 낮아 심각한 상황"이라며 "매일 각 구(區) 위생과와 숙박협회를 통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조직위 관계자도 "오는 9월 말까지 숙박시설을 확보하도록 각 시에 독려하고 있다"며 "과거 국가 행사에 많은 숙박업소가 참여해 온 점으로 미뤄 월드컵 관광객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창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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