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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엉덩이 통증, 허리디스크와 헷갈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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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통증은 척추디스크 증상과 비슷해 전문의의 진단을 필요로 한다. 이상준 원장이 고관절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단하고 있다. [사진= 제일정형외과]

엉치로 불리는 고관절과 엉덩이 부위가 묵직하게 아프면 허리디스크일까?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이 헷갈리는 증상 중에 하나가 바로 엉치 통증이다. 고관절이 허리 쪽과 가까워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것.

 경기도 과천에 사는 남모(72·여)씨는 몇 달 전부터 허리가 아파 파스를 붙이거나 냉찜질을 했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허리통증이거니 생각해서다. 하지만 어느 순간 통증은 허리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특히 양반다리를 할 때 사타구니쪽이 아파 앉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한쪽 다리까지 절게 되자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이름도 생소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었다.

 엉덩이통증으로 허리디스크와 혼동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다. 고관절 환자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지만 아직 발병 원인은 정확하지 않다. 단지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계 약물 복용자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척추관절 전문 제일정형외과병원 이상준 원장은 “허리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해 서서히 골반까지 확장하면서 다리와 허벅지가 저려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진단은 X선 촬영보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이 정확하다. X선 영상으로는 뼈의 변화가 50% 진행돼야 알 수 있기 때문. 이 원장은 “특별한 허리질환이 없는데 허리·엉덩이 통증이 심하고, 이로 인해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나 뼈에 구멍을 뚫어 새로운 뼈 생성을 유도하는 다발성 천공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된 상태라면 수술이 최선이다. 수술은 손상된 관절 부위를 인공관절로 보강해주는 것이다. 이른바 인공관절수술이다. 최근엔 세라믹과 같은 반영구적인 생체재료가 나와 25~30년 사용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혼동하는 척추질환으로는 척추관협착증이 있다. 척추 뒤쪽의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척추 뼈와 인대의 노화로 좁아지면서 신경을 누른다. 척추신경 압박으로 허리와 하체에 다양한 신경증상을 유발한다. 엉덩이부터 허벅지·종아리·발바닥까지 힘이 빠지고 당기며, 찌릿찌릿하다. 쪼그려 앉아있을 때보다 허리를 폈을 때 척추관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심하다.

 제일정형외과 신규철 대표 원장은 “약물로는 치료효과가 크지 않아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초·중기 척추관협착증은 투시 X선을 보면서 가느다란 카테터를 주입해 신경을 풀어주는 신경성형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술 시간도 20~30분으로 짧아 입원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 중증인 경우에는 미세현미경감압술로 부분마취와 최소절개로 치료를 한다. 수술이 간단해 고령환자도 무난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엉덩이 통증 질환 중 치명적인 것은 고관절 골절이다. 신체의 유연성 및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뼈가 약한 노인에게서 흔하다. 이상준 원장은 “노인 골절은 조기치료 및 재활이 중요하다”며 “합병증이 나타나기 전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등 초기 치료를 잘 하면 곧 일상생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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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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