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 내수 관련주 틈새시장 속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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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 '꿩 대신 닭' 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수출이 힘을 쓰지 못하자 광고.제지.제과.화장품 등 내수관련주들이 틈새시장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대우자동차와 하이닉스반도체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면서 은행주들이 15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은행.내수주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핵심 우량주들이 기세를 부릴 때는 눈길조차 끌지 못했던 종목들이다.

빙그레.LG애드.제일기획.한솔제지.태평양.신라호텔 등 내수관련 우량주들은 이달 들어 14~27%가 올랐다. 종합주가지수는 같은 기간에 1%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내수 우량주와 은행주들이 얼마 동안 상승세를 이어갈지 점치기 어렵지만 급락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실적호전으로 내수관련주 강세〓태평양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백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4% 증가했다. LG애드는 4월 한달 동안 10억원의 순이익을 내 1분기 전체 순이익규모(8억원)를 넘었다.

신라호텔도 1분기 경상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1% 증가하는 등 내수 관련 간판 우량주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외국인들도 올들어 꾸준히 이들 종목에 관심을 가져오다 지난달 말부터 매수강도를 높였다.

SK증권 김대중 연구원은 "내수관련 우량주들이 경기회복 조짐과 맞물리면서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 이라면서도 "최근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경계매물과 차익매물이 늘어나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고 전망했다.

◇ 악재소멸 은행주=은행주에 순환매수세가 유입되면 증시에서는 '순환매가 끝날 때가 됐다' 는 반응을 보여왔다.

막판 은행주가 올랐다가 떨어지면 순환매가 막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15일의 은행주 강세는 '순환매 막차' 는 아닌 것이란 관측이 많다. 대우자동차.하이닉스반도체 등 난제(難題)들이 해결될 기미를 보인 것이 상승 배경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들의 수익성은 조금씩 개선됐지만 하이닉스반도체 등의 악재로 인해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 이들 악재가 해소되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의 부담에서 벗어나 주가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우차.하이닉스 매각이라는 재료가 구체화되지 않는 한 은행주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은행업종지수(113.63)가 1백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것은 좋은 징조지만 업종지수가 120선에 도달하면 한차례 매물벽에 부닥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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