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 사는 최모(36)씨는 맞벌이 부부다. 부부 합산 월수입이 1300만원에 이르는 고소득 가정이다. 둘 사이에 자녀는 하나로 여유로운 생활을 한다. 모아 놓은 자산은 16억5000만원, 부채를 뺀 순자산만 따지면 12억7000만원 정도다. 그러나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고 금융자산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부동산 시장침체로 자산규모가 자꾸 쪼그라 든다. 자산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또 본격적인 노후준비에 나서려고 하는데, 적당한 금융상품은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해 한다.
Q. 40세인 남편을 기준으로 20년 후 은퇴할 생각이다. 은퇴 후에도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살고 싶다. 어떤 방법이 있나.
A. 최씨 부부는 노후에 국민연금에서 210만원 정도 수령할 걸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의 국민연금 가입 규모와 운용 성과를 근거로 한 추정치여서 실제 수령액은 210만원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 보수적으로 봤을 때 실제 수령액은 추정치의 70%인 150만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후에 원하는 생활비가 400만원이라고 볼 때 250만원의 현금흐름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월 100만원씩 변액연금에 불입하고 있으므로 모자라는 노후생활비는 150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20년 후 은퇴하고 25~30년 동안 노후생활을 한다고 할 때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려면 지금부터 100만~150만원씩 투자해야 한다. 우선 가입 중인 변액연금에 월 50만원을 추가 납입하길 권한다. 변액연금의 연금수령액은 경험생명표상 평균연령이 높을수록 줄어들게 돼 있다. 그러나 최씨는 연령이 낮을 때 가입했기 때문에 추가 납입이 신규 가입보다 유리하다. 신규 가입은 새로운 경험생명표를 적용받아 보험료가 비싸게 먹힌다. 또 추가 납입은 사업비가 훨씬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보통 보험료 100만원에 대해 신규 납입은 사업비로 10만원을 떼지만 추가 납입은 2만원만 공제하고 나머지는 특별계정에 넣는다. 다음으로 생각해볼 만한 게 소득공제용 개인연금저축이다. 부부는 소득세율이 높기 때문에 절세도 할 겸 이 상품에 가입해 두는 게 좋겠다. 부부가 합쳐 월 68만원 정도면 좋겠다.
Q. 지금 거주하고 있는 집 외에 서울 강남에 아파트 한 채와 상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부동산을 처분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으로 옮겨탈까 고민 중이다.
A. 최근 중대형 아파트보다 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따라서 팔리기 쉬운 강남의 소형 아파트를 우선적으로 처분해 부동산 비중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 강남 아파트를 팔아 임대보증금과 담보대출금을 상환하면 약 4억5000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를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의 역세권 지역에 오피스텔을 2채 매입해 임대 수입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금융자산에 투자하면 되겠다. 임대수익률은 연 5%로 예상된다. 당분간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인 만큼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투자를 늘리는 리밸런싱이 자산의 수익성을 높이는 길이다.
Q. 얼마 안 되는 금융자산마저 안정성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 다른 대안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A. 부부는 상당한 수준의 소득을 올리고 있고 아직 젊어 보수적인 운용보다는 다소 적극적인 투자도 나쁘지 않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3000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강남의 집을 팔아 빚을 갚은 뒤 오피스텔에 재투자하고 남는 2억원 정도를 채권이나 절대수익형 투자상품에 굴려보도록 하자.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글로벌 국공채에 투자하는 채권펀드, 정기예금보다 수익이 나은 물가연동채를 추천하고 싶다. 단 변동성이 큰 주식은 삼가는 게 좋다.
서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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