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대타' 강초현 오발탄

중앙일보

입력

대한사격연맹의 '강초현 대타 작전' 은 끝내 참담한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서울월드컵 국제사격대회 첫날인 지난 12일 한국은 주종목인 여자 공기소총에서 메달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중국의 루야디엔과 리링이 금, 은메달을 휩쓸었다.

6위로 결선에 오른 이문희(20.청원군청)는 결선 중반 1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여덟발째부터 내리 9점대를 쏘는 바람에 3위 마리나 보브코바에게 불과 0.1점차로 동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서울월드컵 대표 선발전에서 18위에 그쳤음에도 석연찮은 선발과정을 거쳐 대회에 출전한 강초현(19.갤러리아)은 평소 기록에 훨씬 못미치는 3백90점으로 본선 16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인기 스타인 강초현을 활용해 사격을 널리 알리겠다" 는 사격연맹의 의도는 무위에 그쳐 "원칙을 어긴 결과" 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 이후 각종 대회에서 한차례도 입상하지 못했던 강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저조한 성적을 남겨 평범한 선수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한편 당초 강초현에게 선의의 양보를 하기로 했다던 장미(화성시청.선발전 2위)는 국가대표 박혜숙(창원시청)을 대신해 다음달 열리는 뮌헨.밀라노 월드컵대회에 출전한다. 이로써 장미의 양보가 사후 보상이 보장된 사전 각본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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