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장관의 동기사업자선정과 통신시장재편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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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반을 맞는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장관이 3강 체제로의 유.무선 통신시장 재편과 비대칭규제를 화두로 자신의 정보통신정책 구상을 명확히 밝혔다.

양 장관은 11일 취임후 두번째 기자간담회를 통해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1조3천억원의 출연료 삭감, 통신사업자들간의 컨소시엄 구성, 외자유치등의 연계를 통해 통신시장이 `3강 체제''로 재편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아울러 제3의 사업자 출현과 함께 비대칭 규제를 도입, 한국통신과 SK텔레콤과같은 유.무선통신에서의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통제함으로써 통신사업자가공존할 수 있도록 시장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양 장관의 이같은 구상은 LG텔레콤이 동기식 사업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직접언급한데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그는 "누가 사업자가 되든 LG텔레콤의 인프라를 임대해서 써야하므로 LG텔레콤이 결국 그 일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LG가 동기식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지주회사 역할을 맡든지 아니면 마이너업체들이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사업자들이 합종연횡하는 등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정부가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SK텔레콤은 총 45㎒, 한국통신은 40㎒의 주파수를 갖고 있는 반면 LG텔레콤은 10㎒밖에 없어 LG텔레콤이 아무리 노력한다해도 경쟁할 수 없다"며 "따라서 LG텔레콤에 20㎒를 더 준다면 3강체제로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주파수를 더 획득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동기식 사업자는 인프라를 새로 깔고 시작해야 하는 비동기식 사업자와는 입장이 다르다"며 "작년말에는이동통신 시장이 2강구도로 될 가능성이 많았는데 LG가 통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3강 구도가 잘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양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LG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통해 중소 통신사업자들의 전략적 제휴나 합종연횡을 통해 SK텔레콤과 한국통신에 대항할 수 있는 제3의 통신사업자의 출현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점유율 통제를 목표로 한 비대칭 규제라는 수단을통해 정부가 3자 공존의 통신시장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양 장관은 "통신시장을 3강체제로 재편하는데 있어 시장 점유율이 50대 40대 10이라면 3강 체제라 할 수 없다"며 "어느정도의 시장점유율이 적정한 지에 대한 검토를 거쳐 적절한 비대칭규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내전화도 하나로통신이 전체의 15-20%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도 생기고 이익도 볼 수 있다고 하면 비대칭규제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요금인가제 등의 비대칭규제를 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효율적으로 비대칭 규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세대 이동통신의 균형을 위해 2세대 이동통신에서도 비대칭규제가 필요하다는것도 양 장관의 생각이다.

양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IMT-2000 동기식 사업 선정을 단초로 LG텔레콤을 중심으로 유선 및 초고속사업자인 데이콤.하나로통신, 기간망 사업자인 파워콤 등 제반 통신업체를 아우르는 컨소시엄을 구성토록 유도해야 한다는 자신의 구상을 재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LG텔레콤을 중심으로 중소 통신업체들이 결합된 제3의 IMT-2000 동기식 사업자가 구성된다면 의외로 쉽게 이동통신의 최강자인 SK텔레콤, 유선전화와 초고속분야 최강자인 한국통신과 경쟁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것이 정통부의 생각이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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