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명장 꿈나무, 대구 모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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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기술 강국’의 산실. 전국기능경기대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40여 년간 각 분야의 최고 숙련기능인을 양성한 행사다. 이 대회가 배출한 기능인은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해 국위를 드높이고 우리 산업을 키우는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올해로 47회를 맞는 전국기능경기대회가 대구에서 열린다. 다음달 4일부터 10일까지 대구 엑스코와 경북기계공고·달서공고·서부공고 등 4곳에서 치러진다. 고용노동부·대구시·대구시교육청이 주최하며 메카트로닉스·모바일로보틱스 등 48개 직종에 1876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참가자의 80%는 특성화고교(실업고)·마이스터고 학생이며 나머지는 일반인이다.

 기능경기대회는 기능인의 등용문이다. 국제기능올림픽 입상자들은 서울 도심에서 무개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하는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못지않은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인기가 시들해졌다. 대학 진학자가 늘어난 데다 제조업체를 외면하는 풍토가 나타나서다.

 그러나 다시 이 대회가 주목받고 있다. 고졸자·기능인을 우대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회 주관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입상자의 취업을 알선하는 등 기능경기대회의 부활에 힘을 쏟고 있다. 공단 측은 2007년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현대중공업·포스코 등 16개 대기업과 취업 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대회 입상자와 참가자 500여 명이 이들 기업에 취업했다.

 대구시와 산업인력공단은 이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대회 첫날엔 개막식에 이어 음악회를 연다. 21일에는 대구스타디움에서 성공 기원 콘서트도 열었다. 대회 기간 주경기장인 엑스코에서는 명장작품 전시, 기능올림픽 사진전, 패션·메이크업 쇼 등 시민과 기능인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다음은 산업인력공단 송영중(57·사진)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대회의 특징은.

 “선수뿐 아니라 중·고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대회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잡콘서트, 명장들의 강연, 진로상담컨설팅 등 젊은이들이 기능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기능경기대회는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과거에 비해 관심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능경기대회는 숙련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다. 이를 통해 많은 우수 기능인이 발굴된다. 입상자나 참가자 중 다수가 대기업에 취업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기능인을 우대하기 위한 방안은.

 “경제가 어렵다. 숙련기술이 우리의 미래다. 기술 없이는 선전국이 되기 어렵다. 기능경기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기술인력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끌어내면 자연스럽게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전국기능경기대회=우수 기능인을 발굴해 시상함으로써 숙련기술인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1966년 열린 첫 대회에는 3개 시·도에서 26직종 435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시·도별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모여 기량을 겨룬다. 전문 기능인을 뽑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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