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하강,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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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 둔화는 더 길어지고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유엔이 9일 발표한 최신 보고서가 전망했다.

이는 미 경제가 연말께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는 영국 중앙은행 총재의 최근 전망과 크게 엇갈리는 것이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유럽경제조사 보고서에서 미국이 올해 근 2%에 달하는 성장을 이루고 내년에는 성장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면서 '미 경기 둔화가 더 길어지고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위원회 관계자는 미국이 잇단 금리 인하를 통해 통화 정책의 고삐를 늦추고 있지만 과잉 설비와 민간기업 대차대조표상의 불균형이 그 효과를 깎아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설사 미 경제가 낙관론자들의 기대대로 조기 회복된다고 해도 특히 낮은 저축률과 급증하는 경상적자로 대표되는 불균형을 시정하는 것이 여전히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들 문제에 대한 조정이 지연될수록 국제금융체제에 큰 충격을 가할 급작스런 경기 추락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뱅크 오브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조지 총재는 지난 7일 바젤의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소집된 선진 10개국(G10) 중앙은행총재 회동에서 미 경기가 연말께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유로 경제에도 언급해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정책이 `너무 신중하다'면서 ECB가 통화 정책을 더 느슨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ECB의 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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