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신윤호, 데뷔 8년만에 첫 선발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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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스타 출신인 프로야구 LG의 신윤호(26)가 데뷔 8년만에 감격의 첫 선발승을 올렸다.

94년 입단 당시 촉망받는 신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부진에서 헤어나지못했던 신윤호는 8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빼내고 피안타 6개, 볼넷 3개로 3실점,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8년전 고졸 출신으로는 프로야구 최초로 억대의 몸 값을 받고 LG에 입단한 이후66경기만에, 선발등판으로는 8경기만에 처음으로 감회어린 선발승을 기록한 것이다.

충암고 3학년때인 93년 봉황대기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신윤호는 데뷔 당시고교 지명 우선권을 가진 LG가 김동주(두산), 김재현(LG) 등 당시 서울지역의 쟁쟁한 스타들을 제쳐놓고 뽑을 정도로 기대 받는 유망주였다.

주무기였던 시속 150㎞대의 빠른 직구만으로도 데뷔 첫해에 10승 정도는 간단하게 올릴 수 있다는 높은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냉혹한 프로의 벽은 높았을 뿐만 아니라 신윤호 본인도 훈련을 게을리하고 팀 이탈까지 해 1,2군을 오르내리며 오랜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지난 시즌까지 신윤호는 53경기에 나와 2승2패의 참담한 성적에 그쳤고 2승도선발승이 아닌 구원승이었다.

이렇게 야구 인생의 바닥을 헤매던 신윤호가 재기의 가능성을 찾은 것은 지난겨울 동계 훈련때였다.

당시 LG 2군 감독이었던 김성근 수석코치로부터 특별 지도를 받은 신윤호는 딸 쌍둥이에 이어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때 아들까지 얻어 3남매의 아버지가 되면서 흔들리던 마음을 잡은 것이다.

신윤호는 김 수석과 함께 볼 스피드를 줄이는 대신 제구력과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연마해 성과를 봤고 붕괴된 팀의 마운드를 지탱해줄 희망으로 떠올랐다.

우승 후보에서 꼴찌로 전락한 LG로써도 팀의 토종 투수중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승을 올린 신윤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수원=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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