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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서울 - 수원, 끝장 대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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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평소 두 사람은 서로를 ‘형님’과 ‘동생’으로 부르며 우애 좋게 지낸다. 동래중·고와 연세대 직속 후배인 최용수(41) FC 서울 감독에게 선배인 윤성효(50) 수원 삼성 감독은 ‘프로선수의 모범답안’과 같은 존재다. 현역 시절 아시아 최고 골잡이로 명성을 떨친 최 감독은 윤 감독에게 자랑스러운 후배다.

 두 지도자의 맞대결은 그래서 더 얄궂다.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 ‘수퍼매치’의 적장으로 재회했다. 그것도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로에게 창끝을 겨눈다. 지는 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서울과 수원의 올 시즌 두 번째 K-리그 수퍼매치가 1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홈팀 서울은 승리가 절실하다. 2010년 8월 이후 수원과의 다섯 차례 맞대결을 모두 졌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3연패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실망스럽다. 최근 4번의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6월에 열린 FA컵 16강전에서 0-2로 지자 흥분한 서포터들이 한 시간여 구단 버스 앞을 가로막고 감독의 해명을 요구했다. 당시도 지금도 서울은 K-리그 선두지만 수퍼매치에서 리그 성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수원은 한층 절박하다. 정규리그에서 14승6무7패(승점 48점)로 선두 서울(58점)에 10점 뒤진 4위를 기록 중이다.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 성적이 이어지면서 윤 감독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서포터스가 공개적으로 퇴진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라이벌 서울에 덜미를 잡힐 경우 여론에 떠밀려 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두 감독은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서울의 최 감독은 “수원전 패배의 여파는 크다. 하지만 연패는 깨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보여 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더 많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성효 수원 감독 또한 “시즌을 하다 보면 고비도 있고 슬럼프도 있다. 서울전을 계기로 슬럼프에서 벗어나 선두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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