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 부활 신호탄 쏘아올린 정민철

중앙일보

입력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정민철(29.요미우리자이언츠)이 긴 시련의 터널을 뚫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지난달 18일 1군무대에 복귀한 정민철은 3일 주니치전에서 피안타 7개(1홈런)에1실점하며 무사사구 완투승으로 11개월만에 승리를 기록, 길었던 2군생활의 쓰라린 기억을 깨끗이 털어냈다.

전날까지 2차례 등판에서 호투했던 정민철은 이날 직구를 시속 143km까지 끌어올려 스피드 고민을 상당부분 덜어낸 모습이었고 결정구로 사용한 포크볼을 비롯한 다양한 변화구의 제구도 완벽에 가까워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었다.

조성민(28)에 이어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로 일본야구의 심장인 요미우리에 입성한 정민철에게 그간의 시간은 결코 평탄치 못했다.

정민철은 데뷔이후 두번째 경기인 요코하마전(6월14일)에서 완봉승을 따내는 등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히로시마전(6월30일)에서 1이닝만에 5점을 내주고 물러난 뒤 2군으로 추락, 결국 2승무패 방어율 4.82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올해도 시범경기에서 한때 직구최고시속 140km를 넘지 못하는 난조를 보였던 정민철은 조성민, 정민태와 함께 2군에서 개막전을 맞아야 했고 이 때만 해도 두터운 요미우리의 투수진을 뚫고 나갈 길은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민철은 2군에서 음식 섭취를 조절하며 불어난 체중을 90kg까지 줄이는한편 떨어진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착실히 기회를 기다렸고 투수진의 슬럼프를 틈타 9개월만에 잡은 1군무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일까지 3차례 등판에서 19⅓이닝 동안 4실점해 방어율 1.86을 기록중. 미야타 투수코치가 "현재 팀 투수중 페이스가 최고"라고 평가할 만큼 잘 나가고 있어 붙박이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편 일본의 스포츠전문 닛칸스포츠는 4일자에서 정민철이 자신의 모자에 새겨놓은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는 글귀를 소개하며 긴 터널을 뚫고 나온 그를 높이 평가했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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