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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내 풍기며 ‘밥상의 영원한 벗’ 물고기가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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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망망대해에서 생명을 건 사투가 시작된다. 물고기와 인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인류의 문명을 바라본 KBS 5부작 다큐멘터리 ‘슈퍼 피쉬’. [사진 KBS]

매년 5월이 되면 청청한 지중해가 분주해진다. 산란을 위해 대이동하는 참치떼 때문이다. 지중해의 어부들은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참치가 지나가는 길목에 긴 함정그물을 치고 한 곳으로 몰아간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이 사냥 방식의 이름은 ‘마탄자’. 학살이라는 뜻이다. 마탄자가 이뤄지는 시기, 푸른 지중해는 참치의 붉은 피로 물든다.

 문명의 발전을 물고기와의 관계에서 풀어낸 KBS 글로벌 다큐멘터리 ‘슈퍼 피쉬’(5부작) 1부 ‘10만년의 여정’이 18일 오후 9시40분 방영된다. KBS가 ‘제2의 차마고도’를 꿈꾸며 만든 야심작으로 제작기간만 2년, 총 제작비는 20억 원이 들었다. 제작진이 밟은 땅은 5대륙 24개국에 달한다.

 송웅달 PD는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물고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물고기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생태에 초점을 맞춘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슈퍼 피쉬’는 물고기와 인간과의 관계에 중점을 뒀다는 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2부 ‘위대한 비린내’에서는 바람과 햇빛, 연기와 소금을 이용해 물고기를 저장해 온 인류의 지혜가 밝혀진다. 공중 화장실보다 더한 악취를 풍긴다는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 캄보디아의 프라혹, 일본의 ‘도죠 스시’ 등 다양한 발효 음식도 소개된다.

 3부 ‘스시 오디세이’, 4부 ‘금요일의 물고기’에서는 각각 아시아의 농경문화와 유럽 역사에 새겨진 물고기의 흔적을 더듬는다. 5부 ‘슈퍼 피쉬 다이어리’에는 인류의 배고픔을 달래준 물고기들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풍경도 담았다.

 ‘슈퍼 피쉬’는 이미 일본 NHK, 미국 PBS, 호주 ABC, 중국 CITVC 등 해외 방송사에 선판매됐다. 판매 수익은 15만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부는 각각 19일, 25~26일, 9월 1일 같은 시간에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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