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vs 롬니’ 미 대선 토론 진행에 캔디 크롤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 진행자로 20년 만에 여성이 기용됐다. 미 대통령 후보 토론위원회(CPD)는 1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밋 롬니 공화당 후보 간 ‘설전’을 이끌 사회자로 PBS의 짐 래러(78) 보도본부장, CBS의 밥 시퍼(75) 앵커와 함께 여성인 캔디 크롤리(64·사진) CNN 정치분야 수석전문기자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토론회는 10월 3일 콜로라도주 덴버대학, 16일 뉴욕주 호프스트라대학, 22일 플로리다주 린대학에서 3회 열린다. 래러는 첫 토론회에서 국내문제를, 시퍼는 외교 이슈를 주제로 마지막 토론회를 진행한다. 두 번째 토론회를 맡은 크롤리는 주제 제한 없이 유권자가 질문을 던지면 진행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그는 1992년 캐롤 심슨(71) 전 ABC 앵커에 이어 대선 후보 토론회 진행을 맡은 두 번째 여성 진행자다. 20년 전 첫 여성·흑인 사회자로 화제가 됐던 심슨은 조지 H W 부시 후보와 빌 클린턴 후보, 무소속 로스 페로 후보 간 3자 토론회를 진행했다.

 버지니아주 랜돌프메이컨 여대를 졸업한 크롤리는 워싱턴DC의 FM뉴스 보조인력으로 언론계에 입문했고 AP, NBC를 거쳐 CNN에 합류했다.

 래러는 1988~2000년 총 여섯 차례 대선에서 11회 마이크를 잡은 TV토론의 달인으로 꼽힌다. 시퍼는 지난 30여 년 간 백악관·국방부·국무부·하원 등 워싱턴 ‘빅4’ 현장을 취재한 정치 전문기자다.

 미 대선 후보 TV토론은 1960년 리처드 닉슨과 존 F. 케네디의 토론회부터 시작됐고, 이후 1964·68·72년 대선 때는 열리지 않았다가 76년 부활했다.

 CPD가 크롤리를 진행자로 선정한 것은 ‘CPD가 성(性) 편견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란 분석이다. 영국 가디언은 “올해 초 세 명의 10대 여학생들이 ‘여성 사회자가 필요한 때다. 2012년 토론에서의 평등을 위해’란 제목의 온라인 청원을 시작해 12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며 “이번 조치는 대선 토론회의 성 편중(bias)에 불만을 지닌 유권자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한 차례 열리는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도 여성 진행자가 기용됐다. 마르타 라다츠(59) ABC방송 국제선임기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출입기자를 지냈으며, 2004·2008년 대선 때도 부통령 후보 토론회 사회를 봤던 정치통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