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헉헉 대는 '억대 타자들'

중앙일보

입력

박정태 · 김기태 · 박종호 · 심정수.

내로라 하는 최고의 타자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지금 1할대의 극도의 부진 속에 침몰하고 있다.

'악바리' 박정태(롯데)는 근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66타수 10안타(0.152)에 삼진 12개, 병살타 4개, 실책 3개 등 나쁜 성적은 도맡고 있다.

박정태는 "3~5년 주기로 찾아오는 슬럼프에 일시 빠졌을 뿐" 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위안하려 하지만 7번 타자로 밀려났다. 그는 자신의 부진이 팀 성적(8승15패)의 하락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이 특히 가슴 아프다고 전했다.

'보스' 김기태(삼성)는 타격 하락으로 주전에서 제외되더니 급기야 3일 2군으로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현재 규정 타석도 못 채운 채 타율 0.190. 김기태는 체력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배트 스피드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습벌레' 박종호(현대)도 0.179의 타율로 지난해 타격왕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박종호는 지난 겨울 연봉 협상이 늦어지면서 동계 훈련이 부족했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김용달 타격 코치는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만큼 중반 이후 제 페이스를 찾을 것" 이라고 말했다.

'헤라클레스' 심정수(현대)는 연일 헛방망이질이다. 타율 0.176도 부끄럽지만 찬스 때마다 공격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병살타 6개로 이 부분 1위다. 특유의 홈런도 2개에 그치고 있다. 심정수는 "잘해 보겠다는 의욕이 너무 앞선 탓이다. 차분히 컨디션을 찾아가겠다" 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1억원을 훨씬 웃도는 고액 연봉자들이다. 팀이 안절부절 못하는 것은 본전 생각나는 몸값과 무관하지 않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