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2001 주간리뷰 (4) - 4월 넷째주

중앙일보

입력

1. 4월 이야기

미네소타 트윈스 · 필라델피아 필리스 · 시카고 컵스.

10년전의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시범경기 순위도 아니다. 놀랍게도 이 세팀은 2001 정규시즌에서 각자 지구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선수 한 명보다도 적은 연봉총액을 갖고 있는 트윈스의 헝그리정신(?)은 정말 놀랍다.

뉴욕 양키스 · 시카고 화이트삭스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 뉴욕 메츠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개막전 지구 우승을 장담받았던 이들은 모두 기대이하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까지 거론되던 어슬레틱스(8승 17패)는 처참할 정도다.

4월 최대의 사건은 시애틀에서 일어났다. 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는 4월에만 20승을 올린 최초의 팀으로 등록됐다. "리틀야구 이후 이렇게 매일 이겨보기는 처음이다"라는 중견수 마이크 캐머룬의 말이 인상적이다.

반란과 이변은 지루한 일상의 활력소임이 분명하다.

2. 걸리면 넘어간다

카를로스 델가도(토론토 블루제이스)가 3홈런 경기를 벌써 두번이나 가진 데 이어, 지난주에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제프 젠킨스가 이틀동안 5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젠킨스는 4월 29일(한국시간)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서 투런 · 솔로 · 스리런을 뽑아내며 벤 시츠의 생애 첫번째 승리를 도왔고, 다음날인 30일 경기에서도 2점짜리와 1점짜리 두 방을 날렸다. 이로써 젠킨스는 11홈런을 기록, 단숨에 내셔널리그 홈런 4위로 뛰쳐나갔다.

현재 내셔널리그 홈런 랭킹에서는 '빅 3'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마크 맥과이어(1개)와 켄 그리피 주니어(0개)는 부상자명단에 들어간 상태며, 새미 소사(4개 · 공동 11위)는 홈런포에 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한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루이스 곤잘레스는 13홈런으로 내셔널리그 4월 홈런기록(종전 11개)를 갈아치웠다.

3. 핸더슨과 소리아노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1번타자로 꼽히는 리키 핸더슨(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4월 2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통산 2,063번째 볼넷을 얻어냄으로써 베이브 루스를 제치고 통산 최다볼넷 1위로 올라섰다.

통산최다도루에 이어 최다볼넷의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 핸더슨은 61번만 홈을 더 밟으면 최다득점의 영예도 가져올 수 있다.

한편 뉴욕 양키스의 신인 2루수인 알폰소 소리아노도 30일 경기에서 핸더슨 못지않은 감동의(?) 볼넷을 골라냈다. 소리아노는 올 시즌 들어 101번째 타석이었던 3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시즌 처음으로 볼넷을 얻어냈다. 지난해 4월 27일 이후 무려 1년만에 얻어낸 값진 볼넷이다.

4. 다져스? 다이겨스!

8승 3패.

케빈 말론 단장의 해임 이후 LA 다저스의 성적이다.

다저스는 비록 2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6-7로 패하며 5연승을 마감했지만, 내용은 예전의 다저스 경기가 아니었다. 5회까지 1-6으로 뒤져있던 6회초 2득점 · 7회초 3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어내는 강한 뒷심을 보여줬다.

마무리 제프 쇼와 함께 하위타선의 선전이 인상적이다. 특히 한국팬들에게 대표적인 '물방망이'로 낙인 찍힌 유격수 알렉스 코라는 최근 5경기에서 16타수 7안타의 '불망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부상선수들이 복귀하고 투수진의 깊이가 중요해질 여름이 오면 다저스는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 다음주 프리뷰

박찬호는 5월 5일 새벽 4시 20분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 어린이날 선물을 준비한다. '15일짜리 마무리' 자리가 왔다갔다하고 있는 김병현은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 3연전이 끝나면 뉴욕으로 이동, 메츠와 3연전을 갖는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팀은 시애틀 매리너스. 매리너스는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버티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3연전이 끝나면 '공포타선'의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해야 한다.

※ 주간 리뷰 홈으로 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