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펀드 시가 전환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머니마켓펀드(MMF)의 시가 전환이 잇따르고 있다.

D투신운용은 지난주 금융기관에서 받은 3천억원 규모의 MMF를 시가로 해지했다. 편입 채권은 시장에 모두 내다 팔았다. 이 펀드의 장부가 수익률은 연 5%였으나 금리가 오르면서 실제 수익률은 2%에 그쳤다.

D투신운용이 펀드를 해지한 것은 가입한 금융기관이 금리 급등을 무시하고 장부가대로 수익률을 맞춰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동부와 외환.교보.국은.동양투신운용 등도 MMF 수익률이 악화하자 장부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전환했다. 현대투신운용의 경우 금융기관이 단독 펀드를 요구하면 수익률을 시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알린 뒤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투신운용사에 단독 펀드를 설정해 놓고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높은 수익률을 요구해 왔으나 최근 투신운용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신운용사들이 금융기관들의 자금을 받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 금융기관들이 요구하는 대로 수익률을 맞춰 주던 것과 대조된다. 손실을 떠안기보다 법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MMF는 장부가 평가를 받으나 장부가와 시가와의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 투신운용사들이 시가 적용을 할 수 있고, 수익률 차이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의무적으로 시가를 적용해야 한다.

현대투신운용의 박성원 채권전략팀장은 "시가와 장부가의 수익률 격차가 0.4%포인트 이상 벌어졌거나 금리가 5%였던 지난 2월 12일을 전후해 펀드에 든 가입자들은 환매하는 것이 낫다" 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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