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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명 채웠는데, 신통찮은 입장 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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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2일 폐막하는 여수엑스포는 목표였던 관람객 8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대규모 적자와 사후 활용 문제 등의 과제를 남기게 됐다.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거리공연인 클라운 마임(clown mime·광대극)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

바다를 주제로 한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가 12일 폐막된다. 5월 12일 개막한 여수엑스포는 후반부에 관람객이 크게 늘어 목표로 삼았던 800만 명 관객 돌파는 달성될 전망이다. 또 80개의 전시 콘텐트도 호평을 받았다. 인구 30만 명의 중소도시에서도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도 큰 수확이다. 여수와 주변 지역은 엑스포를 계기로 고속도로·KTX 등 기반시설이 크게 확충됐다. 하지만 입장료 수입이 예상에 크게 모자라 적자 요인이 됐고, 외국인 관람객 수가 목표치를 밑도는 등 국제적 호응도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여수엑스포 조직위는 9일 오후 8시 현재 관람객 75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박람회 성공 개최의 척도로 꼽히는 관람객 수, 전문가 평가, 주제 구현 등 3대 요소를 충족시켰다고 자평했다. 세계박람회를 총괄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로세르 탈레스(65) 사무총장은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주제인 해양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콘텐트와 문화행사가 뛰어난 박람회”라고 평가했다. 조용환 조직위 부대변인은 “초반 흥행 부진과 사전예약제 폐지 및 부활 등 일부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전시 콘텐트와 운영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엑스포 입장 수익이 예상치를 밑도는 바람에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800만 관람객 돌파는 입장권 할인과 값싼 야간권·오후권 도입 등 ‘막판 판촉’에 따른 결과였다. 개막 초반 관람객이 예상치의 4분의 1을 밑도는 4만~5만 명에 그치자 3만3000원(성인 기준)짜리 일반권을 2만원(오후권), 1만원(야간권) 등으로 대폭 낮췄다. 하루 15만 명 이상이 몰린 막바지 에는 5000원과 7000원이면 각각 야간과 오후 입장이 가능한 학생·노인 단체 관람객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조직위는 입장권 수입이 당초 목표였던 1820억원보다 600억원가량이 적은 12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55만 명에 이를 것이란 외국인 관람객도 최대 40만 명 이하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 집계가 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통계를 공개하길 꺼렸다.

 박람회장의 사후 활용에도 비상이 걸렸다. 관객 300만 명을 동원한 최대 인기시설 아쿠아리움을 폐막 이튿날인 13일부터 한화가 운영을 맡아 재개장하는 것 이외에는 재활용 방안이 결정된 것이 없다.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민간 기업들이 사후 활용 사업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위와 국토해양부 등은 폐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해상무대인 빅오와 주제관·한국관 등 주요 시설 7개의 사후 활용 주체를 선정하지 못했다. 국토해양부 등은 ▶박람회장 관련 공사 설립 ▶박람회 시설 민간 기업 이전 ▶공사+민간 기업 컨소시엄 구성 등 세 가지 안을 놓고 고심 중이지만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수엑스포는 12일 오후 7시 해상무대인 빅오에서 열리는 폐막식을 끝으로 93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감한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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