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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무너진 여 … 1년 만에 여소야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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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열린우리당의 국회 내 과반 의석이 무너졌다. 25일 법원의 판결로 이철우.김맹곤 의원이 배지를 뗐다. 열린우리당 의석은 2004년 17대 총선 때 얻은 152석에서 146석으로 줄었다. 지금은 전체 의석 수(293석)의 49.8%다. 여대야소 국회를 출범시킨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서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충격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오영식 원내 대변인은 "국민이 만들어 준 과반 의석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통한 책임정치를 구현하라는 뜻이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야당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과반 의석 회복을 위한 여권의 인위적 정계 개편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여당이 진정 개혁의지가 있고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면 이 모든 것을 선거를 통해 심판받겠다는 원칙을 따라야지 인위적인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과반 의석이 무너진 게 정치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며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이라는 무기를 가졌을 때도 원내에서 제대로 이를 발휘한 적이 없는 만큼 이제는 한나라당과 합의제 국회 운영을 포기하고 각 당과 사안별로 협력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여당이 과반의 힘을 과신, 오만한 자세와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국회 파행을 자초한 적이 많았다"며 "여당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정치가 정착되도록 솔선수범해야 하고 혹시라도 의원 빼가기나 정계 개편 등의 무리수를 두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다음달 30일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에 모아지고 있다. 일단 수도권 두 곳(경기 성남 중원, 포천-연천), 충남 두 곳(공주-연기, 아산), 영남 두 곳 (경북 영천, 경남 김해갑) 등 6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다. '미니 총선'이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열린우리당은 재.보궐선거 승리를 통해 과반을 복원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선거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어느 지역도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제일 자신하는 충청권은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수도권은 더 문제다. 열린우리당의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행정도시법 통과 이후 수도권의 지지율이 저조하다. 열린우리당은 서울공항의 이전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수도권의 민심을 되돌릴 계기 마련을 위해 안간힘이다.

4.2전당대회 결과를 가지고 바람몰이를 해보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치적 비중이나 선거전 진행양상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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